brunch

늦은 영어 따라잡기

대치동의 원어민들

by 한명의 생각

필자는 초등학교 시절까지는 사교육과 거리가 먼 소도시에서, 중 고등학교 시절에는 사교육의 심장인 대치동에서 시간을 보냈다. 같은 대한민국이지만, 완전히 다른 두 장소에서 학생들의 실력 차이가 가장 극명한 과목은 다름 아닌 영어였다.


나는 이전 글 를 통해 대치동 사교육에 관한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영어실력 차가 가장 많이 나는 것은 아마 "영어"는 어떤 과목이기에 앞서 하나의 언어이기 때문일 것이다.

국어는 모국어로서 학생별 노출도의 차이가 극명하지 않은데 반해, 영어는 학생의 관심, 타고난 언어 능력과는 별개로 부모의 일방적인 관심(영어유치원)만으로 언어가 쉽게 습득되는 어린 시절의 노출도 차이가 매우 커진다.


현재 영어 유치원을 비롯하여, 이전에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시작되는 체계적인 영어 학원 시스템은 필자가 중학교 때 대치동에 도착했을 때 같은 학년의 다른 친구들과의 압도적인 영어실력 차이로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학원의 수많은 고급반에는 중학교 저학년임에도 원어민에 가까운 영어를 구사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이것은 장기적으로 고등학생 시기 다른 과목의 성적 차이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영어가 완성된 친구들은 고등학교 저학년부터 이미 원어민에 가까운 실력으로 당장 수능영어를 치더라도 고득점을 받을 수 있는 상태로 입학하게 되고, 영어 실력은 적은 공부 시간으로 관리만 하면서 남은 시간을 다른 과목에 투자하여, 영어도 같이 공부해야 하는 학생과의 격차를 더욱더 벌려나간다.


내 기억에 고등학교 시절 압도적인 최상위권은 대부분 중학교 때 영어가 완성되어 , 영어공부에 투자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였다.

이렇게만 본다면 영어 사교육이야 말로 사교육으로 인한 성적 격차의 가장 핵심에 있는 셈이다.


필자의 영어실력은 어땠을까?


필자는 영어 공부를 하기에 아주 좋은 환경도, 안 좋은 환경도 아니었다.

영어를 못해서 실력향상을 위해 캐나다 조기유학을 갔으니 남들보다 좋은 기회가 있었으면서도

결국 꼴찌로 돌아왔으니 썩 영어를 잘했다고 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러다가 본인 적성에도 맞지 않은 영재고 준비를 중학교 때 한다고 2년 동안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으니

고등학교 입학 전 일반적인 교육과정을 위한 내 영어실력을 보았을 때는 다시 뒤처져 있을 따름이었다.

돈 들여 , 시간 들여 캐나다에 갔다 왔는데 그 영어실력의 우위와 실력 이점을 유지하지 못했으니 그때는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른다.


그 후 생긴 위기감, 후회를 디딤돌 삼아 중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 나만의 영어특훈을 시작하였는데

이를 다음 글로 이어 적도록 하겠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I'm not good enoug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