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짜릿(?)한 패배 이후 운동하는 시간을 늘렸다. 그전에는 주 1회 운동으로 2시간 축구하는 게 전부였지만, 훈련하는 시간을 주 2회로 늘리고, 러닝도 틈틈이 뛰었다. 그 사이에 체력이 늘어버려 운동을 해줘서 체력을 빼야 하는 (“흡사” 어린이 같은 에너지 레벨) 상태로 올라온 것이다.
하지만 나는 어린이가 아닌 이미 30대의 신체를 가진 사람. 대부분의 시간을 책상에 앉아 보내다가 갑자기 활동적인 움직임을 많이 하다 보니 몸을 어떻게 관리하거나 움직여야 하는지 몰랐고, 그러다 집에서 새끼발가락을 철제 옷걸이에 찧어 미세골절 진단을 받았다. 이 부분은 나름(?) 부끄러운 포인트인데, 운동하다가 골절이 온 것이 아니라 집에서 까불다가 다친 거였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있었던 경기에 잠깐 뛰었는데, 나는 금방 교체되었고, 그날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났다)
그 뒤 4주간 훈련을 쉬었다. 의지가 활활 불타는 찰나에 당한(?) 부상이라니. 그것도 내 몸의 가장 가장자리에 있는 (줄 알았던) 새끼발가락 때문에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축구 훈련을 쉬어야 했던 거다. 매일 물리치료를 받으러 다녔다. 인생 처음 당해본(?) 미세골절의 심각성을 몰랐던 나는 ‘언제 다시 축구할 수 있나요?’를 끈질기게 물었다. 하지만 몸의 회복에는 분명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 최소 1개월은 무조건 쉬어야 하고, 완치되려면 적어도 6개월 이상은 걸린다고 했다.
1개월이요…? 초록의 잔디를 30일간이나 보지 말라고요…? 이 상쾌한 기분을 30일간이나 참아야 한단 말이죠…? 비 오듯 흘리는 땀이나 붉어진 얼굴, 운동하다 빵 터지는 일도 30일간이나 못한다는 말이 맞죠…?
아.
하지만 그 사이에 아무것도 안 하고 보낼 수는 없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출퇴근만 하는 일상을 살았다간 발가락보다 마음이 더 아파질 기세였다. 나는 축구 경기 영상을 내내 보았고, 하체 운동은 할 수 없으니 상체운동으로 윗몸일으키기와 팔 굽혀 펴기를 했다. 이런 노력으로 운동장을 뛰고 싶은 열망을 조금이나마 다스릴 수 있었다.
4주를 꽉 채워 확실히 쉬어준 뒤, 나는 주 3회 훈련하러 운동장으로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