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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은주 Jun 20. 2020

질투에 반전은 없었다

2020 Week 25

제1막 질투의 힘, 부러우면 부러운거다


부러우면 지는 걸까?

나는 질투가 많다.

오늘도 페이스북에 올라온 퍼스널 브랜더 김인숙님의 글을 보며 질투가 났다.

왜 아침부터 그녀를 질투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봤다.

그녀는 유투브를 잘 하고 있다.

나도 유투브 하고 싶은데!

나의 욕망 중 하나를 구현해낸 사람이라 부럽고, 질투나고 그런 거 였다.

부러우면 지는 걸까? 부러운 건, 그냥 부러운 것 아닐까?

예쁜 사람이 부럽고 (나도 예뻐지고 싶다)

돈 많은 사람이 부럽고 (나도 부자되고 싶다)

잘 나가는 사람이 부럽고 (나도 잘 나가고 싶다)

그런 감정을 갖는게 왜 안 좋은 거라는 교육을 받아왔을까?

의문의 생겼다.

랜선 롤모델로 성장했다

나는 롤 모델은 없고, 랜선 롤모델은 있다.

나만의 컨텐트를 갖고 싶은데/  뭘 해야 할지 모를때,

이미 내 생각을 구현한 사람들을 랜선 롤모델로 삼고 관찰했다.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자신의 생각과 활동을 꾸준히 올려주는 사람들은

나에게 좋은 랜선 롤모델이었다.

그렇게 그들의 행동들을 보면서 배울점을 적어놓고, 미션 클리어하듯 

내 욕망의 단계를 끌어 올렸었다.


책을 내고 싶을 때, 책을 낸 랜선 롤모델을 찾고 그들은 책을 내기 전에 뭘 했나를 관찰했고,

힌트를 얻어서

나의 활동에 추가하고, 꾸준히 하도록 습관을 만들고, 결과물은 내 페이스북에 올리고. 그걸 반복했었다.


스티브 잡스가 배울 점이 많다고 해도,

이미 과거의 일이고, 너무 먼 사람이고, 너무 큰 사람이라

내 일상에 도움을 받기가 어려웠다.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 1,000페이지를 다 읽은 사람으로서)


하지만 랜선 롤모델은 매일 매일 글을 올리고, 매일 매일 뭔가를 해내고,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나에게 도움이 많이 되었다.


질투는 나의 힘

그들을 랜선 롤모델로 정한 건, 순전히 질투심 때문이었다.

부러웠으니까.


부러우면 부러운거다!

맘껏 부러워하고, 나도 조금 따라해보고, 맞으면 계속 진행하고,

아니면 말고!


이런 생각으로 맘껏 부러워했다.

그걸 질투라고 이름붙이진 않았다.

근데 요즘은 질투가 난다.

에라 모르겠다! 질투나는 사람들을 일단 다 모아보고 이유를 따져보자


이주의 질투피플

6월 13일부터 6월 20일, 이번주 1주일 동안 그때 그때 질투난 인물, 사건, 배경을 써보자.

실명을 쓰면 좋겠다. 실제 사건을 적으면 좋겠다. 왜 그런지 나의 상황을 써보면 좋겠다.


"욕망해도 괜찮다"

나는 이번주 몇명이나 질투했는지, 몇분에 한번씩 질투했는지 적어두면

내 욕망지도도 그릴수 있겠지!


기대된다. 1주일 후! 나만의 질투피플 리스트


*호칭은 모두 [000님]으로 합니다.


질투피틀 #1

김인숙님

8:40 AM / 6.13.토


페친인 김인숙님은 만난 적이 없는 분이다.

퍼스널 브랜더로 유투브를 시작하고, 블로그를 하는 걸 랜선으로 지켜봤다. 가속도가 붙더니 지금은 활발하다.


아침에 페이스북을 보다가 글을 하나 봤다. 어제 올린 페북 글 #잡지에실렸어요! 멋있다고 생각했다. 하나하나씩 쌓아올라 가는 모습이. 잡지에 실린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얼마나 뿌듯함이 많았을까, 생각하니 부럽다.


나는 유투브에 대한 욕망! 있지만 못하고 있다. 이런 욕망은 지금 몇년째이다. 오늘도 욕망만 할 뿐

스스로 위안을 삼는 건, 욕망도 크기가 있어서 차고 넘쳐야 시작할 수 있는데 아직 유투브에 대한 욕망은 차고 넘치는 수준은 아니다. (이건 다음에 글쓰기 주제로 잡으려고 한다. 왜 유투브 하기는 후순위로 밀리고 있을까!)



질투피플 #2

이민호님

9:02 AM/ 6.13 토


민호쌤은 알고 지낸지 꽤 되었어요.

비주얼씽킹 워크숍에 참석을 해서 인연이 시작되었어요. 이민호님은 유쾌해요. 만나면 엔돌핀이 마구마구! 그런 유쾌함을 어떻게 유지할까? 늘 부러워요.

모든 영상, 모든 글에서, 유쾌함이 묻어나서 이제는 '아무말'이나 해도 저절로 찐웃음이 터져요.


욕망 포인트는 '매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특히 유쾌함





문제가 발생했다 (1)

질투피플 #3 A님

질투피플 #4 B님

질투피플 #5 C님

질투피플 #6 D님

.

.

.

.



부러운 사람이 너무 많아.

화면 캡춰가 매일 매일 쌓여갔다.

질투의 온상은 페이스북.

잘 나가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고?!


문제가 발생했다 (2)

내마음이 왜 이러지?

캡춰 사진이 핸드폰에 쌓여가는데

내 마음의 돌이 쌓여갔다.

무거웠다.

몸이 늘어지고, 긴장되고, 그러면서도 머리가 멈춰버렸다.

단, 3일 정도 질투피플을 찾다가, 그만두었다.

그리고 완전한 멘붕에 빠졌다.

일을 시작하려고 자리에 앉아도 집중이 안됐다.


완전히 올스톱된 나

이번주 목요일, 금요일/ 2일동안

나는 완전히 올스톱되었다.


일을 서두르라고 나를 다그친다고 일이 될리도 없었고

일정들을 조금 미루면서 살살 나를 달래보았다.

왜 일하지 않는지.


2일 동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를 보았다. 

1대왕인 태조 왕건에서 4대 왕인 광종까지의 이야기이다.

반란으로 왕이 되고, 계속 불안해하고, 

결국은 모든 권력을 갖었으나 금방 죽음을 맞이하거나 소중한 사람을 죽여가며 오래 지키거나.

그 기간이 워낙 짧다보니 극명하게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어린 시절 함께 자랐지만, 왕이 되기 위해 14황자들은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고 죽이기도 했다.

질투는 비교에서 오고, 비교의 끝은 죽거나 나쁘거나!


나는 완전히 잘못된 방향을 선택한 것이다.

14황자 중 한명 한명씩 드라마에서 죽어나갈때마다

경쟁심리, 비교, 질투는 파국이라는 걸

온몸으로 느꼈다. 




제2막 부러우면 지는 거다


나에게 하는 질문


질문 1) 

질투는 힘이 아니었을까? 그 방향이 결국 파국으로 향하게 되어 있을까?"



나의 대답:  질투는 답이 아니다. 파국이 될 확률이 높다. 머리속을 다 뒤져서 비교했다. 

일주일 동안 질투를 치사량 이상 해봤더니, 그랬다.

막연히 부러우면 지는 걸까? 라는 반발심은 이제 사라졌다.

부러우면 지는 거다. 맞는 말이다.


질문 2) 

남을 부러워하면서 왜 나는 나를 부러워하지 않는 걸까?


나의 대답: 내가 부러워했던 사람들의 이유를 추려보니, 내가 들어온 말들이 꽤 있었다.


- 한다면 하는구나

- 실행력 최고

- 유명하시잖아요

- 이쁘시잖아요

- 꾸준함. 끈기

- 대단하다

- 롤모델이예요


선배, 후배 할것 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꾸준히 칭찬을 들어왔다. 

나는 그 말들이 내 귀에 머무르지 않았다. 한귀로 들어와서 한귀로 나가버린다. 

그 자리에서 웃고 만다. "아니예요." "뭘 말을요". "인사치례로 하는 말이지" 이렇게 말이다.


나는 왜 나를 부러워하지 않는 걸까? 왜 나를 인정하지 못하는 걸까?


나는 나를 부러워하지 않았다



제3막 나를 질투하자! 나를 부러워하는 힘


일주일이 지나, 토요일이 되었다.

질투의 힘으로 이 글을 시작했을 때,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리스트를 쭉 나열해놓고, 나는 이 사람이 좋아요! 나는 이 사람의 이 활동이 좋아요! 로 이 글을 끝낼 줄 알았다.


주제를 '질투의 힘'으로 시작했는데 "질투의 몹쓸 힘"으로 끝났다.

반전은 없었다.

나쁜 것은 나쁜 것이었다.


조금씩 일렁이던 마음의 파도에 대형 태풍을 불어넣고선

그 폭풍을 이겨내고 내린 결론은 있었다.

작은 성과다.

한걸음 한걸음 인생을 살아가는데 작은 디딤돌들이다.



인생 디딤돌 1
칭찬을 '그상태 그대로' 받아들이자

사람들을 만나면 크던 작던 칭찬을 듣게 된다. 고맙다라는 감사인사도 받게 된다. 그럴 때마다 온전히 받아들이자! 누구에게 인정받기 위해 사는 건 아니다. 그러나 칭찬을 굳이 튕겨낼 이유는 없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대단해요' '축하해요' '멋있어요' 라는 댓글은 흔하게 주고 받는다. 그럴 때마다 인사치례라고 넘기지도 말고, 난 그럴 만한 자격이 없어요, 라고 튕겨낼 것도 아니다.

받아들이고 일상으로 돌아오면 된다.


인생 디딤돌 2
금쪽같은 내 자신을 발견하자

페친의 실천 하나, 작은 성과 하나에도 칭찬 댓글을 달면서 나는 나에게 칭찬 댓글을 하지 않았다. 나에게도 칭찬을 하자. 매일 매일 칭찬하자! 그 사소한 칭찬이 꾸준함을 만들어내는 힘을 만들어낸다.

남의 행동들을 부러워하는 것처럼, 일단 대등하게라도 나의 행동을 부러워하자


인생 디딤돌 3) 
나에게 나를 플렉스하자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나를 바라보자. 작은 것이라도 나에게 나를 플렉스하면 어떨까? 


끝!


앞서 등장한 내가 부러워하는 사람, 김인숙님과 이민호쌤 말고도 진짜 많았어요. 

두분 이름을 지우고 싶지 않아서 남겨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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