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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은성 Sep 10. 2023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

페르소나

제72회 칸 영화제 시상식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이 무릎을 꿇고 황금종려상을 건네는 모습을 연출하며, 수상의 영광을 송강호 배우에게로 돌렸었다.


송강호 배우는 이미 살인의 추억부터 괴물, 설국열차, 기생충까지 오랫동안 봉준호 감독과 함께하며, 그의 영화 세계를 대변할 수 있는 분신이자 페르소나로서 잘 알려져 있었다.


이러한 페르소나(persona)란 그리스 어원의 가면을 나타내는 말로써 사회적 요구에 따른 자신의 역할을 의미한다.


우리는 사회적 역할에 따라 변화하는 아주 다양한 페르소나를 영화나 서적과 같은 미디어를 통해 간접적으로 만나볼 수 있다.

영화 '왕이 된 남자' 포스터

영화 왕이 된 남자에서 이병헌 배우는 목숨을 위협받는 두려움과 분노로 인해 예민해진 왕과 그의 목숨을 대신하여 궁에 들어온 천한 광대의 따뜻한 인간미까지 1인 2역을 완벽히 소화하며, 한층 더 깊어진 연기력으로 광해군을 그려내고 있었다.


여기서 이병헌 배우의 페르소나는 사회적 상호작용 속에서 이루어지는 행위에 의해 구성되어 배역의 마음을 충실하게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맥락에 의해 구성되는 페르소나는 20세기 후반에 등장한 체화된 인지를 설명하기에 아주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는 사회 환경과 소통하는 인지과정을 강조하며, 인지체계에 대한 종합적인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인지는 뇌 속에서 일어나는 신경적 활동이 아니라 몸을 사용하여 사회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그 행위 자체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휠체어를 탄 장애인과 소통을 할 때, 자신의 자세를 낮추고 눈높이를 맞추는 것은 상대방을 배려하려는 마음에서 나오는 체화된 인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치매 환자들의 거주 환경을 원래의 모습으로 유지하려는 것은 오랜 세월을 함께한 공간에 연장되어 확장된 마음으로 설명할 수 있는 체화된 인지이다.


이와 같이 우리의 모든 행위는 다양한 사회 환경에 연장되어 확장된 마음(extended mind)으로써 이를 체화된 인지라고 말한다.


그러면 체화된 관점은 데카르트의 이원론적 관점을 완전히 벗어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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