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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름다운가, 와인에게 묻다

by 원웨이브


평상시에 멋진 풍경을 보거나 값비싼 보석을 보면 우리는 '아름답다'라는 표현한다.


그 '아름'은 어떤 뜻을 가지고 있을까?






언젠가 무심코 숏츠를 보다가 흥미로운 영상을 보게 되었다.


https://www.youtube.com/shorts/tXOyL_Qp1B8




정형돈이 물었다.

"내가 어떤 모습일 때 가장 아름다울까요?"


유튜브, <정형돈의 제목없음TV - 한글날 특집>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면 어떻게 답할까? '원하는 것을 이루었을 때?', '건강한 몸과 정신을 유지할 때?', '화목한 가정과 소중한 시간을 보낼 때?' 등 다양한 생각이 떠오를 것이다. 상상한 모습은 결국 내 마음에 들고 내 가치관에 부합하는 것이며, 그것은 보기 좋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위 영상은 <정형돈 제목없음TV>에서 한글날 특집으로 평소에 잘 쓰지만 의외의 어원을 가진 단어 퀴즈 중 일부를 담았다. 영상에서는 '아름다움'의 '아름'이 순우리말로 '나'라는 뜻한다고 소개한다. 이는 1447년 세종이 부처의 말을 요약해 만든 <석보상절>에 나온 말이다. <석보상절>은 세종 29년에, 석가모니의 일대기와 중요한 설법들을 뽑아서 한글로 편역한 책이다. 한글로 편역된 최초의 불경이며, 순우리말의 원형이 남아있는 귀중한 기록이다.


이 내용을 보고 '정말이야? 좋은데!'라는 생각에 '아름'과 '나'의 어원을 찾아 헤매었으나 정확한 내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어떤 부분에 나온 것인지 명확하지 않고, 불경에서 말하는 '나'는 우리가 생각하는 의미와다를 수 있다. 저자의 의도와 근거는 다르다 할지라도 영상의 댓글을 보면 '멋진 말'들의 연결성에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우리말의 깊이 느낀다.



그게 무엇이든 간에 본연의 모습을 지니고 빛나고 있다면 우리는 '아름다움'과 비슷한 감정을 느낄 것이다. 예를 들어 오래된 와인이 특유의 풍미와 향을 가지고 있다면 아름답다고 느낄 것이다. 하지만 '와인에서' 막걸리의 맛과 향이 느껴지다면 그것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와인에서'라는 전제로 생각한 것이지 막걸리도 막걸리 본연의 아름다운 맛과 향이 있다.)


안에 든 와인이 무엇이든 간에 이웃한 다른 와인과는 같지 않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같기는커녕 백작의 손에 들린 병 속의 내용물은 한 국가나 한 인간과 마찬가지로 독특하고 복잡한 역사의 유산물이다. 와인의 색깔, 향, 맛은 분명 그 와인이 태어난 지역의 특유한 지형과 고유한 기후를 나타낼 것이다. 그뿐 아니라 와인인 생산된 해, 생산된 지역의 모든 자연 현상을 드러낼 것이다. 한 모금만 마셔도 와인의 생산지의 그해 겨울 추위가 풀린 시기, 여름 강우량의 정도뿐 아니라 그해 바람의 특성이나 구름 낀 날이 어느정도나 되었을지에 관한 것까지 머리에 떠오르게 할 것이다.

그랬다. 한 병의 와인은 시간과 공간의 최종 추출물이고, 개성 그 자체의 시적 표현이었다.


에이모 토울스, <모스크바의 신사>, 현대문학, p233

한 병의 와인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만의 색, 향, 맛과 태어난 지역의 특유한 지형과 고유한 기후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아름답다'라는 표현이 '나답다'라는 의미를 지녔음에 감탄하는 것은, 나답게 살 때 우리는 아름다울 수 있다는 위안을 준다. 세상에서 대단한 누군가'처럼' 살아야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나'답게 살아가도 충분히 아름답다.


우리는 모두 와인처럼 태어난 환경과 사람, 경험에 따라 Unique한 모습을 갖는다. 같은 모습은 없고, 나에 대한 생각과 경험이 쌓이며 더 '나'다워질 때 우리는 아름다워진다.





그럼 마지막으로 다시 생각해보자.


"당신이 어떤 모습일 때 가장 아름다울까요?"








유튜브, <정형돈의 제목없음TV - 한글날 특집> 숏츠 원본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6cXVoIFueV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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