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회사가 없으니 회사를 만들어버리자!
5년 정도는 회사를 다녔었고 그 이후 5년 넘도록 프리랜서로 일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라고는 하지만 적을 두지 않았을 뿐이지 꽤나 자주 기관이나 단체에 소속되어 반년 이상 함께 일하기도 하기 때문에 완전하지 않은 '반쪽 짜리 프리랜서'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2년 전쯤인가
"이러한 프리랜서 생활이 언제까지 될 수 있을까"
라는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나이가 많아져도 계속 이렇게 일할 수 있을까? 현재의 자유를 누리기 위해 미래의 안정을 담보로 쓰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질문들이 머릿속을 채워가던 때가 있었다. 그러면서 나의 불안감의 시작은 어디부터 인가 고민을 해봤는데 그것은 '안정감'이었다.
사람의 뇌는 변화를 마주할 때 무의식적으로 건 의식적으로 건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의 뇌는 관성에 따라 살기를 바라고 그 관성이 영원히 깨지지 않기를 염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에게 있어서 '안정감'은 어쩌면 필수적인 욕망 반열에 오를뻔한 친구가 아닐까 생각도 든다.
그렇다면 나는 왜 현재 '안정감'을 바라는 욕망을 누르고 프리랜서로 있는가?
그 이유는 바로 '자유' 때문이다.
다시 이야기하면 프리랜서로 좋은 것은 '나의 시간을 유연하게 쓸 수 있다는 자유'이다.
회사나 어느 단체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내 삶의 상당 부분의 '시간'을 '돈'이라는 재화와 교환하는 것이다. 물론 내가 하고 싶은 일과 내가 돈을 버는 일이 일치한다면 다른 이야기이지만 그런 경우는 많지 않다. 그렇기에 받는 돈에 합당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데 돈을 더 벌려는 사장과 일을 덜하고자 하는 직원 간의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가 계속 이어진다. 그러한 과정에서 직원은 하루의 에너지를 회사에서 거의 다 소진하고는 늦은 시간 집에 돌아가 매콤한 치킨으로 열심히 일한 것에 대한 '자기 보상'과 편안한 TV시청으로 일하며 받은 스트레스를 상쇄하기 위해 남은 시간을 채워간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무언가가 아닌 희미하게 남은 에너지를 가지고 편한 재미로 쉽게 보상을 채워가는 것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렇기에 시간을 유연하게 쓸 수 있는 자유는 너무나도 매력적인 것이다. 나의 에너지가 소모되기 전에 내가 하고자 하는 일들을 먼저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는 나는 하루 건 주중이건 한 달이건 일 년이건 여백이 꼭 필요한 사람이다. 그러한 여백에 멍하니 있기도 하고 나는 뭐하는 사람인가 고민하기도 하고 하염없이 걷기도 한다. 어쩌면 이러한 시간들이 나를 만든 것이지 누군가가 시키는 일을 하면서 지낸 시간이 나를 만든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개인의 자유를 보장해주는 그런 회사를 찾을 수도, 들어가기도 힘드니 내가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직접 회사를 만들고 싶다. 물론 회사를 만들어서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대표인 나도 그렇지만 직원들도 좀 더 자유로운 상황과 환경을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나는 프리랜서를 하며 생긴 불안감의 끝에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고 여백을 보장하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생각까지 이르렀다.
결국 '안정감'을 유지하면서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은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투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투자가이자 버크셔 해서웨이의 CEO인 워런 버핏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잠자는 동안에도 돈이 들어오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당신은 죽을 때까지 일을 해야만 할 것이다." 지금의 당장 회사를 다닌다면 월급을 받으며 안정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월급만 받으며 살 수는 없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83.3년으로 OECD 회원국 중 상위권에 속한다. 정년이 지난 후 우리를 살아있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때는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
그래서 나는 회사를 만들어보고자 한다. 아직은 아무것도 모른다. 하지만 그 과정을 생각하고 공부하고 기록하면서 나 스스로와 누군가에게 도움될 수 있도록 꾸준히 해내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