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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뉴 Jul 31. 2023

혹시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를 아세요?

피아니스트 카티아 부니아쉬빌리 소개 

처음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의 연주를 접한 것은 유자왕과 한 피아노에 앉아 포핸즈(4 Hands)를 연주하던 영상을 통해서였습니다. 상반된 매력의 두 젊은 여성 피아니스트가 만들어내는 묘한 긴장감이 매우 흥미로웠죠. 



| 카티아 부니아쉬빌리는 누구?

ⓒ 소니뮤직



조지아 태생의 카티아 부니아쉬빌리는 1987년생으로, 빈 국립음대에서 수학한 후 2003년 호로비츠 콩쿠르와 2008년 루빈슈타인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국제 무대에서 주목받게 된 프랑스의 피아니스트입니다. 수려한 외모까지 겸비하고 있어 럭셔리 주얼리 카르티에와 LG전자의 광고 모델이기도 하지요.



| 극강의 자유와 압도감을 전하는 피아니스트 

ⓒ 인아츠프로덕션



미모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력과 아우라가 너무 진해서 연주에 대한 궁금증은 오히려 덜 했던 걸까요. 2022년 부니아티쉬빌리 내한 공연에 대한 기대감은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에릭 사티의 ‘짐노페디’로 시작하는 프로그램은 마치 성의없이 준비한 앵콜곡 모음집 같았고, “거길 왜 그렇게 치니?”라는 핀잔을 들을 법한, 술에 취한 듯 낯설고 제멋대로인 연주가 그 뒤를 이었죠.


그런데 쇼팽의 스케르초 3번을 듣던 어느 순간, 그녀가 피아노를 통해 내뿜는 극강의 자유와 압도감에 설득당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그녀의 연주는 확고한 의지와 자신의 철학으로 할 말을 잃게 만드는 연주였어요. 경이로운 에너지와 다채로움으로 가득찬 연주, '정형화된 틀'에만 익숙한 나의 좁은 그릇이 부끄러워지기까지 한 연주였지요.



카티아 부니아쉬빌리의 프로코피예프 '전쟁소나타' 연주 장면 ⓒ Cantus 5 



객석에서 터져 나오는 박수에 잠시 일어나 에어 키스로 화답한 것을 제외하고 75분간 내리 한 자리에 앉아 엄청난 에너지를 내뿜은 부니아티쉬빌리는, 커튼콜 박수가 채 끝나기도 전에 다시 피아노 앞에 앉아 앵콜곡으로 프로코피예프의 전쟁소나타를 악기가 부서질 듯 쳤답니다.



| 한 아이의 엄마로서 평화를 부르 짓다!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 공식 인스타계정 @khatiabuniatishvili



뛰어난 지성까지 겸비하며 전쟁 종식과 세계 평화를 위해서도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는 부니아티쉬빌리는 지난 6월 엄마가 되었습니다. 올해 11월 예정되어 있던 내한 연주는 아쉽게도 출산으로 인해 취소되었죠. 하지만 그녀의 이름을 기억해 두었다가 다음 내한 공연 때 참석해보시면 어떨까요? 한 아이의 어머니가 된 그녀의 음악에는 어떤 깊이가 더해질지 자못 기대되기도 합니다.



이 글을 피아니스트 이루미 님이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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