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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유한 식물 누나 May 19. 2024

모순덩어리 알로카시아 프라이덱 키우기

사진 : Unsplash의Plantjai HKG


안녕하세요? 온유한 식물누나입니다. 오늘은 제가 집에서 키우고 있는 알로카시아 프라이덱을 데리고 나왔습니다. 사실 저는 프라이덱의 강렬한 잎맥과 벨벳 느낌 감촉이 왠지 식물같지 않아 크게 좋아하진 않았어요. 


얼마전까지만 해도 알로카시아는 '오도라가 최고'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우연한 기회에 키우다보니 프라이덱만의 매력에 푹 빠졌답니다.  


Unsplash의feey


물은 좋지만 과습은 싫어! 

제목에 제가 알로카시아를 '모순덩어리'라고 표현했는데요, 프라이덱을 키우는 분들의 경험담을 SNS에서 살펴보니 물을 좋아하는데 과습에는 또 취약하다나요? 흠... 어쩌라는 건가요? 


이런 프라이덱에 대처하는 식집사 님들의 노하우를 살펴보니 흙의 물빠짐을 엄청 좋게 해서 매일같이 물을 주는 분, 잎을 매일 닦거나 분무해주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흙이 마르길 기다리지 않고 매일 물을 아주 조금씩 주신다는 분도 계시고요. 하지만 이 모든 방법이 게으르고 느긋한 성향의 식집사인 저에게는 맞지 않았어요.  



나의 방식대로 키워보기! 

그래서 저는 나름의 방식으로 그냥 키웠습니다. 다들 키우기 어렵다고 해서 게으른 가드너인 나는 키우기 어려운 걸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어렵진 않더라고요. 지난 겨울에 왔는데 그럭저럭 번식도 하며 화분이 여럿 생겼어요.  


일단, 제 경험만 말씀드리면 잎에 물을 자주 분무하는 것보단 물을 줄 때 한 번씩 잎을 씻어내고 서큘로 빠르게 말려주는 정도로 관리했어요. 겨울에는 환기도 부족하고 건조하니까 생각날 때마다 근처에 가습기를 틀어주었답니다.  



물빠짐과 통기성은 좋게! 

그리고, 흙배합은 다른 관엽식물과 비슷하게 물빠짐이 좋을 정도로 펄라이트를 조금 섞어주는 정도? 화분은 식물 크기와 딱 맞는 게 좋다고 하지만, 저는 물을 자주 주지 않는 성향이라 뿌리 기준 공간을 30~50% 정도 여유를 두고 심어주었습니다.  


통기를 돕고 흙이 마른 정도를 바로 육안으로 확인하기 위해 흙 위에 마사토 멀칭은 해주지 않았어요. (마사토 마감은 다른 식물에도 하지 않는 편인데, 물주는 시기를 캐치하기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알로카시아=응애밥 증명 사건 

그런데 얼마전 역시 '응애맛집' '응애밥'이라는 오명을 입증이라도 하듯 잎 주변으로 미세한 거미줄이 조금씩 보이더라고요. 


미리 준비해둔 응자바를 물에 희석해서 가차없이 뿌려주었습니다. 오늘 보니 거미줄이나 작은 벌레의 움직임은 더이상 보이지 않네요. 초기에 발견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초기에 방제하면 큰 문제가 없으니 자주자주 살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응자바 같은 약제는 농약이 아니기 때문에 강력하진 않아요. 그래서 예방책으로 미리미리 뿌려주거나 간격을 두고 3회 정도 반복 처리해주어야 하더라고요. 그리고, 정도가 심하다고 생각되면 하엽의 경우 그냥 잘라버리는 것도 다른 새 잎을 보호하는 방법이기도 해요.  



식구들이 꽃가루 알레르기가 심해서 한동안 문을 못 열고 살았는데, 창문 닫힌 갑갑하고 건조한 거실에서 응애가 발생한 것도 어쩌면 당연하게 생각되었어요. 그래서 봄부터는 창문이 활짝 열린 베란다로 내보냈답니다. 



시원한 베란다 or 충분한 환기는 필수! 

습도조절이나 통풍이 특히 중요한 식물들은 봄부터 가을까진 베란다에서 키워주는 게 좋더라고요. 습도 맞추기 어렵다는 고사리들도 베란다에선 폭풍 성장! 


특히 관엽식물들에게 동향 베란다는 파라다이스입니다. 아침 햇빛이 은은하게 감싸주면서도 녹을듯 뜨겁게 내리쬐는 오후 햇빛은 없어서 딱이더라고요.  



프라이덱 알을 심어보자! 

참, 그리고 분갈이하다 발견해서 수태에 던져놓은 우리 프라이덱 자구들! 드디어 잎이 올라오고 유리돔에 닿을 정도로 성장해서 화분으로 이동시켜주었답니다.  


처음엔 아무것도 몰라서 그냥 수태에 말그대로 던져 놓았는데, 수태에 조금 파묻어야 싹이 더 잘 올라오더라고요. 어쨌든 귀엽고 신기하긴 한데, 화분이 또 늘어나서 걱정이네요 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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