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세요?

그 마음 지금도 변함이 없는지 묻는다면

by 온포레



“사랑이 많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20대의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고 누군가 물으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사랑이 많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대답했었다. 나를 움직이는 힘은 사랑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세상을 향해, 함께 하는 사람들을 향해, 나 자신을 향해 내가 갖고 있는 가장 큰 힘. 그건 바로 사랑이라고. 내가 가진 이 사랑을 마음껏 흘려보내도 또 다시 채워질만큼 큰 사랑을 품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늘 생각했다.



나는 사람들과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가며 실패를 경험하고 서로 격려하고 다시 시도하며 결국 돌파해나가는 그 과정을 느끼는 것을 좋아한다. 같이 일을 하다보면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 일하는 스타일과 프로세스가 다른 사람, 자기 일만 딱 하는 사람 등 아주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그 사람들과 마음을 모으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가다보면 자신의 욕심을 조금씩 내려두고 자신의 권리를 조금씩 양보하는 것들을 보게되곤 한다. 하나의 목표와 목적을 두고 모인 사람들이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힘, 그 관계의 시작이자 기초가 되는 것은 당연히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이 많은 사람이 되고자 늘 생각했지만 나는 마음의 그릇이 큰 사람이 아니라 내가 갖고 있는 사랑만으로 흘려보내기에는 너무 부족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사랑을 더 많이 경험하고 싶어서 기회가 닿을 때마다 해외로 선교봉사도 참 많이 다녔다. 그리고 그 현장에서 내가 어떤 일을 해야 사랑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영향력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생각하며 나의 꿈에 한걸음 씩 다가가도록 부던히 노력했다.






그 시작으로 나는 국제NGO에서 전세계 꿈을 잃은 가난한 어린이들을 돕는 마케터로 일했다. (과거형으로 썼지만 지금도 NGO에서 마케팅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렇게 했을까 싶을 정도로 일에 몰입하고 헌신하고 요구하는 것 이상으로 그 일들을 감당했다. 전 세계 현지에서 도움을 받아 변화되고 생명을 얻는 어린이들을 보며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총동원해서 그 아이들을 돕고자 노력했고 함께 할 후원자들을 찾았다. 이 사업과 가치에 동참해 줄 후원자들을 찾는 일은 늘 내 가슴을 뜨겁게 했고 10년이라는 시간동안 지치지 않고 이 일을 할 수 있는 중심이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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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으로 충분했던 그 시간, 그 시절



일을 할 때 수영장 바닥 끝까지 내려가서 동전을 주워 온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책에서 읽은 기억이 있다. 같은 일을 해도 어떤 사람은 바닥 끝까지 가서 동전을 주워오는가 하면 얕은 수심에서만 헤엄치는 사람이 있다고. 국제 NGO 마케터로서 일과 사명이 겹쳐 불나방처럼 뛰어들었던 시기, 나는 스스로 '수영장 바닥까지 내려갔는가? 이게 최선인가?'를 스스로에게 질문했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렇게 일했다. 그게 나한테는 '사랑'이었으니 말이다.






나는 여전히 가치를 파는 마케터로 일하고 있다. 맡겨진 직장에서 가치를 보고 모인 멋진 팀원들과 함께 사랑을 전하기 위해 새로운 것들을 기획하고 만들어내며 그 가치를 알리고 있다. 무엇보다 가치가 있는 이 일을 사랑하면서 말이다.


사회 초년기에는 단기적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멋지다고 생각했고, 그 당시의 젊음과 열정, 도전으로 결과물들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내 자신의 믿음으로 중심을 잃지 않고 바른마음으로 내가 중요하다고 믿는 것들을 지키며 살아가고 싶다. 그게 진짜 사랑이라 믿기 때문에.


시간이 한참 흐른 뒤 지금 살아내고 있는 이 시간을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젊은 열정만으로 불나방 처럼 뛰어들던 뜨거운 사랑이 아닌 나를 믿고 함께하는 사람들을 믿는 신뢰가 바탕이 된, 조금은 더 유연해진 사랑을 했다고 기억하고 싶다.


그렇게 나는 여전히 사랑으로 충분한 사람이 되고 싶고 그렇게 매일을 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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