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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하루 onharuoff Feb 12. 2022

하루를, 순간을 기록하기

발행하지 않은 글을 꺼내보며


처음 브런치를 시작했을 때 매일 짧은 글쓰기기에 도전한 적이 있다. 한 보름쯤 하다가 미국 출장으로 그 흐름이 끊어지면서 그 이후로는 다시는 시도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작년에는 블로그를 새로 개설하면서 매일 일기 쓰기를 또 20일쯤 하다가 이제는 다시 띄엄띄엄되었다. 하루를 놓치면 다음 하루를 잡기가 쉽지가 않았던 터이다.


네이버 블로그의 임시저장이 있듯이 브런치에도 발행하지 않고 저장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이 저장 글에는 발행되지 않고 제목과 일부의 내용만 쓰여있고 끝나지 않은 글들이 남아 있다.  다시 꺼내서 쓰고 싶은 주제도 있지만 그 시기를 지나서 다시 쓰기 애매한 글들도 있다.


가끔씩 읽어보긴 하지만 그 글들을 꺼내서 발행된 글이 아직은 없다. 왜냐하면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때 어떤 느낌으로 쓰게 된 것일까를 다시 떠올려지지 않기도 하고, 다시 읽어보니 뭔 말인지 스스로도 이해가 안 될 때도 있기 때문이다.



내 삶도 기억하기보단 이렇게 잊혀진 시간이 많을 것이다. 좀 더 젊었을 때에 나의 하루를, 시간을 기록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내 시간을 기억하기 위해 또 새롭게 도전해보고 있다.


기록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나는 오늘도 다른 방법으로 내 시간을 기록하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

이번에는 아이폰의 메모장에 하루의 일과를 적고 있다. 찍은 사진도 넣고, 무슨 일을 했는지 단순한 투두 일지이지만 쓰고 나면 나름 뿌듯해진다.

그래도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일을 했네?”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스스로가 위축되었는데 그 이유가 하루종일 내가 무슨일을 하고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생산적인 일은 조금도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는데, 하루하루 기록하다보니 그래도 나름…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리고 필사를 처음 시작하기 시작했다.

필사를 강조하는 글쓰는 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보아왔는데, 이번에는 도전을 시작했다. 바로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책이다. 기록과 관련된 책을 많이 읽었는데, 정제되어 있으면서 아련함을 떠올리게 하는 기록책이라 저자의 전작까지도 구입해서 보았다. 책 구절하나하나가 다 좋아서 북리뷰에서 문구를 뽑아내려니 어려웠었다.

그래서 이러한 문체로 글을 쓰고 싶었던 나는 이 책으로 필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손글씨는 힘이 들긴 했다. 그래도 필사를 하니 문구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고, 내가 구사하는 단어와 문장을 이렇게 다르게 표현할 수 있구나를 새삼 느끼게 된다. 저렇게 글을 쓰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리겠구나 하고 말이다.


얼마나 지속할지는 모르겠지만 ‘해야지’하고 미루는 시간은 사라지지만 작심삼일의 삼일의 시간은 기록으로 남아 어느때인가는 ‘나에게 저런 시간이 있었구나’하는 추억을 곱씹는 때가 올 것이다. 단 한줄이 먼지처럼 사라지는 나의 모습을 이 땅에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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