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들어간 커피전문점. 백억 커피. 캐릭터가 두꺼비(개구리?)라 커다랗게 벽면과 그림으로 장식되어 있다.
동행한 분은 이 캐릭터를 보고 진로 소주 캐릭터가 떠오른다고 거기서 만든 커피숍 브랜드냐고 묻는다. 검색해보니 오가다라는 차 브랜드에서 만든 저가커피 브랜드이다.
커피는 좀 진한 편, 새로 생긴 브랜드라 알리기 위함인지 커피숍 안에 팝콘 냄새가 진동을 한다. 웬 팝콘인가 했는데, 맥주집에서 기본 안주 주듯이 커피를 시키면 달달한 팝콘이 같이 나온다. 배달에도 들어가는지 종이봉투에 열심히 직원들이 포장을 하고 있다.
그런데 왜 내 기억에는 진로소주 두꺼비 캐릭터의 이름을 금복주로 기억하고 있는 걸까? 찾아보니 금복주는 전혀 다른 브랜드이고, 할배 캐릭터인데 말이다. 오래전에 소주 업계를 양분했던 두 개의 브랜드라 하는데, 술도 잘 안 마시는 사람이 소주 브랜드는 이상하게 기억하고 있다. 어쨌든 금복주라는 말을 내뱉고 나니, 갑자기 내가 엄청 나이가 많은 사람으로 인식되었다는 사실. 뉴트로의 열풍으로 과거의 브랜드와 문화가 재소환되면서 열광을 하는 것을 보면 돌고 도는 문화를 생각하게 된다.
현재 드라마 중 가장 이슈인 ‘재벌집 막내아들’에 나오는 우리나라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보면서, ‘그땐 그랬지’하는 사람도 있고, 저런 난리란 난리를 다 겪었구나 하고 신기하게 생각하는 세대도 있을 것이다. 항상 자기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던 시기가 가장 어렵고, 힘들었을 것이다. 지금 윗세대들이 그냥 나이만 먹고, 꼰대라는 소리를 듣는 이상한 세대도 아니고, 쟤들은 왜 저래하는 요즘 젊은것들은… 하는 소리는 내가 2030 때에도 똑같은 소리를 윗세대에게 들었다. 내가 살아온 젊은 시절의 삶과 지금 젊은 세대들의 삶이 다르고, 울 부모님의 세대와 나의 삶은 또 다른 것이다. 단순히 나이로 비교할 수 없는 삶을 각자의 시대에 살고 있다.
1924년에 생긴 진로소주, 캐릭터는 1953년에 붙여진 것이라 하는데, 그 캐릭터 두꺼비가 MZ세대의 굿즈로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니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세대들의 간극은 크지 않은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