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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가 Jun 21. 2024

요즘 나와 아이 사이의(비밀번호 486_윤하)

하루에 네번 사랑을 말하고 여덟번 웃고 여섯번은 뽀뽀를 하자

한시간마다 보고 싶다고 감정없이 말하지 말아/ 흔하게 널린 연애지식은 통하지 앉아 /백번을 넘게 사랑한다고 감동없이 말하지 말아 /잘 잡혀가던 분위기마저 깨버리잖아 /여자는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아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도 조금씩은 달라 /

하루에 네번 사랑을 말하고 여덟번 웃고 여섯번은 키스를 해줘/날 열어주는 단 하나뿐인 비밀번호야/ 누구도 알 수 없게 너만이 나를 가질수 있도록/ You're my secret boy boy boy boy boy boy 아무데서나 나타나지마/ 항상 놀라지만은 않아 /화장기없는 얼굴 보이면 화도 나는걸/ 남자는 여자만큼 섬세하질 않아/ 하고 싶은 대로만 한다면 다 된다 믿어

하루에 네번 사랑을 말하고 여덟번 웃고 여섯번은 키스를 해줘 /날 열어주는 단 하나뿐인 비밀번호야 누구도 알 수 없게 너만이 나를 가질수 있도록 You're my secret boy boy boy boy boy boy 

어렵다고 포기하진 말아줘 너 하나만 원하는 날 알아줘 바람둥이 같은 남자들에게 여자들은 늘 속곤 하는걸 날 애태우고 달랠줄 아는 니가 되길 바래
하루에 네번 사랑을 말하고 여덟번 웃고 여섯번은 키스를 해줘 날 열어주는 단 하나뿐인 비밀번호야 누구도 알 수 없게 너만이 나를 가질수 있도록 You're my secret boy boy boy boy boy boy boy boy boy boy boy boy


-윤하<비밀번호 486>



아이가 나의 팔자주름을 매만지며,

엄마처럼 팔자주름이 생기고 싶다고 말했다.     




엄마의 주름을 닮고 싶다는 얘긴가 싶어 역시 로맨틱하다고 생각했는데, 아이가 계속해서 매만지며 흘깃 눈치를 살피는 걸 보니 내가 화를 내거나 꾸지람하는 표정을 지으며 엄한 입모양을 보일 때 보이는 팔자주름이 점점 깊어져서인가보다.


아이에게 화를 내는 시간이 나도 모르게 많아졌다. 왜일까, 생각해보면 항상 자기반성을 하게 된다. 점차 늘어가는 아이의 꾸러기력에 반비례하며 줄어드는 내 체력 탓이 가장 크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예정에 없던 쪽지 시험에 공개되지 않는 성적을
가늠해보는 것과 같다. 

아이를 대할 때 이렇게 대해야지, 하는 바이블로 삼기 위해 육아 유투브며 서적을 열심히 보아도, 자꾸 기출변형이 되어서 나오는 걸 어떻게 해야 하나.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길게 하고자, 나의 근무시간을 조정해 30분 일찍 하루를 시작하기로 했다. 하지만, 9시에도 허겁지겁 자리에 도착하는 내가 8시 30분은 또 얼마나 촉박해야 될지 안 봐도 비디오였다. 그렇지만 아이와 퇴근 후 시간을 조금이라도 가질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비밀번호 486


하루에 4번 사랑을 말하고, 8번 웃고, 6번의 뽀뽀를 하며 아이를 키우자고 결심했건만, 4번 깨우고 8번을 화내고 6번의 윽박을 지른다. 이불 밖으로 빼꼼 내민 얼굴을 어루만지지 않고, 몇 번이나 세수하라고 종용하고, 혼자 옷을 입지 못한다고 한숨을 쉰다.      

이제는 으름장을 놓으면 아이는 살짝 반항심을 담아 엄마 이거봐~? 메롱~~ 이렇게 할거다. 한다. 그럼 나는 또 아이가 의도한 바 고대로 약이 오른다. 어유! 엄마 화 좀 안나게 해줄래? 하면서 차에서 대화를 나누려고 하면 아이는 듣기 싫은 소리에는 대답을 하지 않고 영판 다른 소리를 한다. 그러다 친구와 있었던 얘기, 자기가 관심 있는 얘기를 화두로 삼는데 또 막상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이 미적지근해 아이를 다그친다. 왜 그랬는데? 네가 왜 그렇게 생각했는데? 몇 번 물어보면 아이는 금세


엄마는 내 편이 아니구나? 하면서 토라진다.

어떻게 알았지. 그건 네가 잘못한 거 아닐까 라는 내 의도를. 귀신같이 파악하고 토라져서 엄마 미워, 엄마 싫어. 아침에 나누기엔 꽤나 비수섞인 말들을 내뱉는다.


최근에 아이와 함께 만났던 자매는 어찌나 말을 예쁘게 하던지, 너무 신기해서 그런 아이들도 있다며 친오빠에게 자랑삼아 말했더니 그럼 그 집은 부모가 말을 예쁘게 하나보다, 한다. 그 집은? 그럼 우리 집은...? 하면서 괜스레 마음에 남는 이유는 제풀에 찔려서다. 

나도 가끔은 집에 육아 프로그램처럼 홈CCTV 같은 걸 달아놔야 한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내가 했던 말, 내가 했던 행동들을 돌이켜볼 수 있게. 그래서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부쩍 밉상맞은 말들을 하는 아이를 보면서 나를 돌이킨다. 나를 상처입혔던 것들은 사실 별다른 접점도 없던 친척들의 평가보다는, 그 평가를 들은 엄마의 수긍과 한숨이었음을 떠올린다. 


아이를 키우면서, 나는 내 안의 엄마를 용서하고 이해해나가는
꼭 그만큼으로 엄마를 답습한다.      


아이가 무서워하는 팔자주름을 조금이나마 없애보기 위해 볼에 바람을 부풀려본다. 

아니다, 세월은 거스를 수 없으니. 아이에게 팔자주름은 웃을 때 생기는 주름이라고, 그만큼 네 덕에 많이 웃기 때문이라고 얘기해줄 수 있을 만큼 입을 길게 늘려 웃어보아야겠다. 


아이를 열어주는 비밀번호 486을 되뇌이며, 

오늘은 꼭 4번 사랑한다고 하고, 8번 웃고, 6번의 뽀뽀를 해줘야지. 

오늘 못다한 사랑고백을 하러 아이를 하원시켜야겠다고 결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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