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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니기리상 Sep 09. 2021

우당탕탕 자존감 고취 프로젝트

성취. 30일 에세이 아홉 번째.  

 

 나는 원체 만족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렇다고 심지어 욕심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 결국, ‘성취’에 도달하기 힘든 조건들을 모조리 갖춘, 어쩌면 아주 피곤한 사람으로 자라났다. 하지만 이대로 있을 수만은 없었다. 변화의 시작은 마음의 생김새를 인정하는 것이어야 했다. 나는 내성적인 성격에 자존감이 낮았고, 쉽게 집중력을 잃지만 모조리 잘 해내고 싶은 사람이었다. 게다가 화장하지 않으면 밖에 나가지 않는 성격이었다. 그래서 자존감이 높고 가끔은 민얼굴로도 외출할 수 있는 행복한 취미 부자로 목표를 정했다.

 

 우선은 스스로 변화하기 위해 해나가야 할 리스트들을 나열해보기 시작했다. 주로 한 시간 단위의 지루하지 않고 사소한 성취를 위한 것들이었다. 아이가 먹다 남긴 음식 말고 나 자신을 위한 아침을 차려 먹을 것, 하루에 한 편 짧은 글을 쓸 것, 하루에 한 시간 독서와 바느질, 그리고 악기 연습을 할 것. 이러한 작은 성취가 반복되면 자존감이 높아질 것이고, 외향은 더욱더 자연스러워지리라 기대했다.


 두 달 전부터 시작된 이 루틴 덕에 나는 가장 좋아하는 토마토 샐러드의 조합을 발견했고 브런치 작가가 되어 하루 한 편씩 나를 돌아보는 글쓰기를 하고 있으며 책을 세 권째 독파 중이다. 양말도 꿰매지 못하던 나는 스스로 손바느질을 해 옷을 만들 수 있게 되었고 새로운 피아노곡을 연주할 수 있게 되었다. 나아가 음악을 만드는 도구를 조금 다룰 수 있게 되었고 더 많은 악기를 다뤄보고 싶어 새로 배울 기타를 장만하는 등, 성취는 또 다른 성취에 도전하도록 원동력을 제공해주었다. 또한, 내가 만든 투박한 옷을 입고 민얼굴로 아이와 공원을 산책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졌다. 무엇보다 퇴사 이후 내 삶을 기웃거리는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이 과정들에서 얻은 성취감이 결코 성취의 크기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매일 마신 물 한잔이 우리 몸 전체를 정화하는 것처럼, 꾸준한 성취는 언제고 나 자신을 더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오늘 저의 아침이었습니다. 방울토마토, 애플포도, 블랙올리브, 올리브 오일, 소금 후추 약간! 구운 식빵위에 올려먹으면 천국의 맛입니다. 베이비 채소나 치즈를 추가해도 굿굿!






(이미지 출처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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