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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니기리상 Dec 14. 2022

좋은 마음 갖기

고백

 새로 만난 사람들은 내가 착하고 선하다 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정말요? 마음이 너무 좋네요.” 하고 감동받은 얼굴을 하며 이번에도 성공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그런 얼굴로 하루 종일 못된 생각, 나쁜 마음으로 살아가던 언젠가의 하루들이 있었다. 누군가에게 사과를   100프로 진심이 아닌 적이 있었고, 상대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만큼 이해받지 못하는 마음이 아쉬울 때가 있었다.  앞에 가져다 두어도 누리지 못할 삶에 대한 아쉬움과 질투심에 사로잡혀 며칠이고 잠을  이룰 때도 있었다. 아이에겐  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은 날이 있었고, 아이가 엉엉  때는 속상한 마음을 알아주지 않고 당장의 울음을 그치라고 다그친 날들이 있었다. 누군가와 친해질수록 내가 가벼워지는 느낌이 싫으면서도 그들의 모든 말을 한없이 받아주는 가벼운 사람처럼 굴었다. 마음과 정반대의 말을 하고도 그게 진짜인 것처럼 호소한 적이 있었다. 그러면 내가  순간 마음이 넓고 좋은 사람이 되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속으로는 어쩌라고, 하는 말이 절로 튀어나왔으면서.

 그리고는 생각했다. 성악설이 맞아, 성악설이.


 나는 선하지 않은 사람이다. 순간순간 둔해 보여도 예민한 구석이 있다. 누가 나를 미워하거나 가볍게 대하는 것을 금방 알아채고, 눈빛과 말투의 변화에 민감하지만 때로는 모르쇠, 하며 시치미를 떼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토해내듯 속마음을 드러내는 이유는,  그대로 ‘들어내기위해서다. 나쁜 마음을 삭삭 들어내고 그들이 바라봐주는 대로의 깨끗하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래야 어디서부터 오는지 모를 죄책감이 사라질  같았다. 빛처럼 따뜻하고 좋은 마음은 어디에서 오는지 알고 싶었다. 어두운 마음을 비우지 않고서는  같은 마음이 시작되는 곳을 알지 못할  같았다.


 아침은 추웠다. 그래서 좋은 마음을 가져보았다.  기운이 감도는 베란다 문을 열고 블라인드를 슥슥 걷을  코에 스치는 겨울 공기가 좋았다.

 아이가 잠투정을 한다. 그래서 좋은 마음을 가져보았다. 발버둥 치는 아이를 번쩍 둘러업을  있는 체력이 아직 있어 다행이라 생각했다.  

 누군가와의  만남이 어색하다. 그래서 좋은 마음을 가져보았다. 이제까지 그에 대해 들었던 좋은 이야기들을 떠올렸다. 착한 사람을 대할   마음도 착해지는  같았다.


 아름답게 바라보기 시작해야 좋은 마음도 생기는 것을. 내가 좋은 사람이 되어 내게 좋은 사람이 오도록 해야  것을. 나는 그들을 두고도 아직 좋은 사람이 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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