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낮시간.
개인적으로 준비 중인 일이 잘될지 안 될지 알 수가 없다는 게 겁이 났다.
움츠러 든 마음에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누워서 멍하니 천장을 보았다.
선풍기 바람을 쏘이다가 몸을 일으켰는데 방 한편에 놓인 몬스테라가 눈에 들어왔다.
녀석은 며칠 전 새로운 싹을 틔웠다.
몬스테라야 너는 좋겠다. 걱정도 없고.
그렇게 어린잎을 말없이 한동안 쳐다보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쟤는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를 텐데도 저 흙에서 싹을 틔우고 잎을 내네.
애써 힘을 내어 싹을 틔우고 나왔는데 주인인 내가 물 주는 걸 깜빡해 바짝바짝 마를 수도 있고
반대로 물을 너무 줘서 뿌리가 물에 잠겨 숨을 못 쉴 수도 있고
허망하게 가지치기를 당할 수도 있는데 말이지.
그럼에도 여리고 보드라운 새 잎을 내밀었구나.
그랬다. 몬스테라에게도 생은 알 수 없는 것이었다.
몬스테라와 언어가 통한다면 한번 물어보고 싶다.
너는 이 불확실성이 불안하지 않느냐고.
어떻게 해서 그렇게 계속 살아낼 수 있는 거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