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동이 제철, 맞벌이 현실 식단, 와인아울렛 라빈
1월 23일 일요일 저녁
돈까스로 버틴 며칠이었나 보다.
J가 봄동무침을 만들었다. 물기가 덜 빠진 것 같다면서 잘 먹었다.
1월 24일 월요일
전날 저녁 사진이랑 차이를 못 느끼겠는 이 똑같은 식단이라니.
하지만 현실은 이런 것이다. 잘 나가는 살림유튜브는 손 가는 멋진 메뉴를 만들어 시도할 때, 그리고 그 상차림이 예쁘게 성공했을 때 딱 그 때만 찍었을 것이다.
1월 25일 화요일
화요일은 집 근처에 순대트럭이 오는 날이지. 내가 순대가 땡겼던 건 아니지만 J가 먹고 싶었던 지 한 팩을 사 왔다. 봄동된장국이랑 같이 먹으니까 좋구만.
1월 26일 수요일
사진이 없다. 나 야근했나? 뭘 했지?
이 날 어느 선배가 너무 힘들다며 팀내 여직원들 몇 명만 따로 점심을 먹었던 것 같다. 나는 그다지 여자들끼리만인 자리라도 사교적인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런 자리를 좋아한다. 껴주면 좋고, 아니면 말고.
어제는 하루 종일 혼자 있어 심심했는데, 가까운 동네에 불러볼 친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혼자 노는 게 너무나 편한 나머지 그냥 혼자 놀고 말지, 하는 나를 새삼 발견했다.
늘 그런 스탠스.
1월 27일 목요일
요즘은 목요일 퇴근이 마치 금요일 퇴근인 양 즐겁고 행복하게 집에 돌아오곤 한다.
이번 주도 끝났다. 그렇지만 현실은 역에서 내려 집에 걸어오는 길에 한숨 푹푹 쉬고 들어오는 날도 많긴 많다. J는 나의 그런 마음을 아는지 마라탕을 먹자고 했다. 마라는 언제나 땡큐지.
나는 마라탕에 숙주랑 연근이랑 푸주를 많이 넣는 게 좋다.
1월 28일 금요일
연휴를 앞두고 금요일 오전까지는 일을 했다. 권한위임을 안 했더니 계속 연락와서 어쩔 수 없이 6시까지 노트북을 켜 놓았었다는 게 함정.
점심에 토마토파스타를 만들어 먹었다. 역시 나는 토마토파스타가 크림파스타보다 좋다.
저녁에는 하이라이스를 만들어 먹었다.
남들은 아보카도오일이 그렇게 몸에 좋고 좋다는데....난 도저히 이상한 구린내가 나서 못 먹겠다.
하이라이스 야채를 아보카도오일에 볶았더니 아무리 졸여내도 구린내가 나서 겨우 먹었다.
내가 보관을 잘못한 걸까?
1월 29일 토요일
아빠가 여기 원두를 그렇게 좋아한다. 무난하게 잘 먹었던 거 같은 커피창고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G2.
집 구석구석 숨어 있는 빵들 총출동.
그리고 점심으로는 라면을 먹었다. 솔직히 라면을 좋아한다. 라면 줄여 보려고 라면먹고 싶을 때는 짬뽕을 먹곤 했던 것 같다.
오후에는 와인아울렛 라빈에 갔다.
이 날 J가 피치 못하게 주차중에 범퍼를 부러뜨려서 좀 표정이 뚱해 있었다.
아페롤 스프리츠가 조그만 콜라병만한 사이즈로 이렇게도 판매 하는 걸 보고 덥석.
그리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로스트 코스트 브루어리의 맥주들 중에 맛보지 못한 것들이 있어 덥석.
여기도 떼루아 못지않게 종류가 많은 것 같다.
한 번도 제대로 한 병을 까 본적 없는 것 같은 메를로 와인을 하나 구매.
DECOY가 입문용으로는 무난하다길래 집었음, 그리고 서브미션 샤도네이 (와 이건 뭔가 별로였음), 독일 리슬링도 하나 집어옴.
명절을 앞두고 냉장고 털이에 집중했다. 냉동 소고기볶음밥을 하나씩 볶고, 두부봉 하나 남은 걸 굽고.
이렇게 요리 하면서 남은 마지막 계란 2개도 다 털었다.
새로 맛보는 맥주를 오픈했다. 하나 왠지 술맛이 예전 같지 않다. 그리고 피넛버터 스타우트는 별로다!!
많이 먹지도 못하고 취하지도 못하고.
1월 30일 일요일
신강에 갔다. 성과급 받은 걸로 가방 지르러. 나는 역시 가방을 좀 좋아하는 편인 것 같다.
역시 명품관에 오가는 사람들은 다 명품 가방을 들고 있어서 그걸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아침에 빵을 너무 많이 먹어서 점심이 영 고프지 않았다.
지하 식품관에서 꼬치구이 2개로 점심을 퉁쳤다.
이 날도 J가 뚱한 표정이었다. 나오는 길에 범퍼를 한번 또 긁었거든.
하지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나의 n번째 명품백 장만을 위해 카드를 긁었다.
저녁으로는 또 냉장고털이의 일환으로 떡만두국을 만들어 먹었다.
육수는 요즘 잘 나오는 사골육수로 하고, 예전에 만들어 뒀던 만두랑 떡국떡이랑 넣어서 쉽게 끓였다.
그렇게 먹고 밤늦게 괜히 컵누들 먹고 싶어서 한 그릇 했더니
그 때부터였던가, 또 소화능력에 문제가 생긴게.
나도 이제 회사인간이 다 된 것인가.
딱히 일을 그렇게 좋아서 하는 타입은 아닌데
회사를 일주일 넘게 안 가니까
밥먹고 뒹굴거리는 것 외에
딱히 할 일이 없음에 소름끼쳐하며 보내는 금요일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