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태동, 임부복 및 임부속옷 구매, 중기 증상 등
11월 1일 (17주 6일)
첫 태동?
거품이 뽀글뽀글, 뽀르르 하는 느낌 또는 물고기가 지나가는 느낌 이라고들 표현하는 첫 태동.
초산 치고는 좀 빨리 느낀 편인 것 같다. 20주는 넘어야 느끼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뽀르르 하는 느낌은 종종 있었지만 그게 가스인지, 소화되는 소리인지 몰라 '앗 태동!' 이라고 규정하지 못한 반면, 이 날은 비교적 정확하게 느낀 날이라 기록.
회사에서 점심식사 후에 토마토주스를 흡입하는 중이었는데, 배가 책상에 밀착되어 있어 알 수 있었던
꿀렁, 통통 대는 느낌. 첫 태동 치고는 정확해서 그 동안 내가 눈치 못 챈 신호가 엄청 많았겠구나 싶었다.
그 이후로도 하루에 한두번 정도 비슷한 걸 느끼는 것 같고, 이 때처럼 강렬한 적은 없었던 듯.
내가 같이 배를 '통통' 쳐 보면 아직은 신호가 돌아오는 게 아니라 숨어버리는 아가다.
11월 7일 (18주 5일)
졸음을 참을 수가 없는 식곤증이 몇주째 지속되고 있다.
회사에 출근하면 위장활동이 상당히 활발해지는 특장점이 있어서
-모닝X은 회사에 와서 해결하는 게 이득이라는 나름 회사원 개그가 생각남-
나는 재택은 마다하고 대체로 출근을 하는 편인데, 안 좋은 점이 하나 있다면 이 미칠듯한 식곤증......
(그럴 일은 없겠지만) 자리를 20분 이상 비우면 어디갔냐고 찾을까봐 모성보호실은 이용하지 못한다.
할 수 있는 건 얼음 가득 넣은 차를 벌컥벌컥 마시거나, 마음에도 없는 간식을 입에 우겨넣는 것 뿐...
과자나 초콜릿류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말린고구마, 견과류 믹스를 갖다놓곤 하는데
사실 간식으로 생각나는 건 신선한 과일이다.
아 이제 과일 싸갖고 다녀야겠다.
자리에 오래 앉아있으면 엉덩이뼈 또는 꼬리뼈가 아파서 자세를 계속 바꿔야만 한다.
근육들이 열일해서 그런 것 같다.
19주
태동이 확실히 잦아지고 있다. 똑바로 앉아 있거나 완전히 누웠을 때보다는 비스듬히 의자에 기대어 누웠을 때 가장 자주 느껴진다.
철분을 매일 먹고 있기에, 출근(신체활동)을 안 하면 으레 배변활동을 못 한다.
이런 날은 배가 고파도 고픈 게 아닌 어정쩡한 묵직한 기분으로 살아야 한다.
아직 변비라고 부를 단계는 아니라 다행이지만, 변비는 주수가 찰수록 점점 심해진다고 한다.
아빠 생신이라 친정 동네에서 스테이크를 먹었다.
구운 소고기는 입덧할 때 냄새가 싫어서 지금껏 엄두가 안 났던 음식이었는데, 이제 다시 먹을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식사양이 특별히 늘진 않았지만, 식사 후 꼭 과일이 먹고 싶고 목이 자주 마르다.
근종의 위치를 정확히 모르는데, 주말에 아랫배 어디쯤이 손가락으로 살짝 누르기만 해도 아팠다.
근종통이 없냐고 지지난번 검진 때 물어보셨었는데... 이런 게 근종통인가?
자궁 인대가 늘어난다는 느낌이 이런 건가?
무엇 때문인지 잘 모르겠지만 약간의 통증이 있었고 심하진 않았다.
태교여행 전 알았는데 근종이 아랫배 왼쪽에 있다. 그래서 태동이 오른쪽에서만 느껴지는 걸까?
왼쪽에는 아기가 놀 공간이 부족한 걸까?
20주
태교여행을 다녀왔다.
나의 주말 활동량을 고려하니 해외는 언감생심 꿈도 못 꿀 것 같아 제주도로 다녀왔다.
임신 전에는 하루종일 쇼핑몰을 뽈뽈대도 괜찮았는데, 임신 후부터는 2~3시간의 외출이면 아주아주 충분해서 집에 돌아오는 차에서 잠들기가 일쑤라, 해외는 내가 더 자신이 없었다.
태교여행은 따로 글을 하나 파서 써야지.
21주
이제 잠을 편히 자는 게 어렵다. 새벽에 소변을 보러 가야하는 것 뿐만 아니라, 자세가 불편하다.
바로 누우면 배가 답답할 때가 있고, 어쩐지 바디필로우에 의지하지 않고는 잠이 못 드는 편이다.
그런데 또 계속 새벽에 깨서 자세를 바꾸고 뒤척이게 된다.
가끔 아침에 일어났을 때나, 식사를 좀 짜게 했다 싶을 때는 손가락이 붓는다.
아직까지는 나만 느낄 정도이고 결혼 반지를 낄 수 있지만, 얼마나 변화가 찾아올지.
가만히 있는데도 머리가 핑 돈 적이 2번 있었다.
철분을 먹는데도 이 정도라면, 모르고 잘 안 챙겨 먹었더라면 얼마나 이런 일이 많았을까.
간식이 자주 생각나고, 좀 꺼리는 편이었던 초코나 과자류도 자주 먹고 싶다. 귤을 거의 달고 살고 있다.
임당검사 전까지는 그냥 막 먹을 생각인데... 괜찮겠지?
아, 입덧이 10~11주쯤 끝나고 중기에 들어서 깨달은 건 얼굴 피부가 엄청 좋아졌다.
트러블을 달고 살던 내 얼굴이 이렇게 깨끗하고 촉촉할 수가.....!!!
-임부복 이야기
이 때부터도 아니고 안정기 들어온 즈음부터 임부복을 조금씩 사고 있다.
제일 처음 필요했던 건 바지와 스커트.
어려운 것이 사이즈인데... 특히 바지나 하의 속옷이 좀 어렵다.
일반사이즈보다 임부복 사이즈는 크겠지? 싶어서 면바지 M을 샀더니 허벅지부터 안 들어갔다.
교환하고 쇼를 했다. 몇 번 사보고 느낀 건 혹시 사이즈 구분이 있는 임부복이라면 그냥 XL를 사는 게 오래 입는 방법 같다. 왜냐면 한... 15~16주쯤 샀을텐데 M에서 L로 바꾼 바지가 벌써 골반이 너무 타이트해서 입기가 힘들다. 그리고 XL 팬티가 왜 벌써 잘 맞는 건데....
(나는 임신 전 기준으로 지금까지 몸무게 숫자는 3kg정도밖에 늘지 않은, 아주 보통의 키에 약간 마른 체형이다.)
속옷은 아주 예전부터 '저기 속옷은 좀 궁금해, 좋아보여.' 라고 생각하던 세컨스킨에서 몇 가지를 샀다.
세일을 생각보다 자주 하기 때문에 레깅스와 수유브라, 수유나시 등을 득템했다.
남사스럽게 무슨 벌써 수유브라.... 생각했었지만 막상 입어 보니 너무나 편하다.
다음 주에는 정밀초음파를 보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