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니언수프 Sep 19. 2023

감내하기


불편을 감수하기, 정확히는 정지된 상태로 불편을 감수하기.

상상조차 못 했지만 육아의 많은 부분들이 이런 것이었다.


혼자서는 도무지 잠들지 못해 품에 껴안고 잠든 아기가 깨지 않도록 내 다리가 결리더라도, 화장실에 가고 싶어지더라도, 커피 한 모금 마시고 싶더라도 내 몸은 정지한 상태로 유지해주는 일. 젖병을 스스로 쥐기에는 손아귀의 힘이 약한 아기의 식사를 위해 젖병을 10분, 20분 같은 자세로 아기의 입에 넣어둔 채 유지해주는 일. 울고 칭얼대는 아기의 울음을 달래 주기 위해 내 팔이 묵직하다 못해 저려 오더라도 인간 바운서, 인간 스윙의 역할을 지속해주는 일.


작가의 이전글 3월 기록 (임신 35주~ 38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