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만 마음에 드는 사람들의 블로그를
이웃추가 해놓고 염탐하곤 했는데
아주 아주 오랜만에 그 ‘이웃‘ 들은 다 어떻게 된 건지
궁금해서 네이버를 이리 저리 뒤져보다 찾아냈다.
그 때도 염탐하고 싶은 삶을 살고 있던 그녀들은
지금도 다들 자기만의 삶을 잘 살고 있는 것 같아서
질투가 났다.
나는 너무 심하게 현실에 발을 딛고 있는
현실주의자가 된 것 같은데
ㅡ 요즘 생각하는 건 아이 키우기, 교육, 육아, 온라인 장바구니에 든 물건들, 언제 주문하지?, 이불빨래, 겨울옷 준비, 얼마 전의 계약들, 그에 따라오는 해야 할 일들, 주식, 뭘 하면 근로소득 말고 돈을 더 벌 수 있을까?, 올해 회사에서 한 일들 그리고 하고 있는 일들
이런 것들 뿐이고,
일상적인 식단에서 벗어난 맛있는 음식과 술 그리고 식당과 술집 이라던가 책이나 영화, 연극, 그리고 사색과 사상 같은 단어들은 내 생활 양식에서 멀어진 지가 오래 되었다. 오죽하면 나는 드라마를 보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요즘은 드라마를 보는 편
요즘은 불필요한 소비는 극히 지양하고 있는 편이라
한 번 장바구니를 결제할 때 찍는 금액은 한 번에 8만원을 넘지 않으며, 운좋게 직주근접을 실현하여 한 달 교통비 오천원이 나오지 않는 삶을 산다.
그만큼 돈은 (남들보단 좀) 있지만 시간이 없는 (직주근접이 실현되면 퇴근길에 숨 돌릴 틈 같은 건 없고 음악도 듣지 않게 된다) 워킹맘의 속내는,
이것 봐, 나 진짜 열심히 살고 있다고.
나중에 내 새끼 해주고 싶은 거 있으면 망설이지 않고 더 해주고 싶다고. (과연?)
하는 어줍잖은 우월의식도 섞이는 마음으로.
ㅡ
그들은 자기만의 철학을, 생활 양식을
고스란히 아니 좀 더 발전적인 모양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아
내가 너무 많이 달라진 걸까?
생각하게 되는 오후.
아이는 아직도 낮잠을 안 자고 있으니
이런 글을 쓰고 있는 것조차 사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아! 깨달았다.
혹시 ‘아줌마‘가 된다는 게 이런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