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가 너무 심했던 어느 날 프립에 로그인했다. 뭔가 체험하고 싶을 때 들어가 보는 어플인데 발렌타인데이 마카롱도 여기서 찾아 만들었고, 매일 들고 다니는 카드지갑도 여기서 검색한 곳에서 만들었다. 스트레스 받아 죽을 것 같아, 뭐라도 꼼지락대면서 창작혼을 불태우겠어...! 하면서 폭풍 검색 중에 이 곳을 발견했다. 프립 업체의 이름은 '예빈당', 성수를 자주 다니면서 어느 날은 집에 가기 아쉬운 나머지 길에서 흡입한 쌀도넛을 사 먹은 카페가 이 곳이었다. 내가 신청한 것은 먹기 아까운 비주얼의 꽃송편을 만드는 프립. '와... 미쳤다. 이걸 내가 만들 수 있다고?' 도전정신이 생겨 덜컥 신청했다. 송편은 아무래도 명절에 먹는 떡이라는 인상이 강해서 한여름에 먹을 음식은 아닌 것 같지만, 예쁘고 맛있으면 그 무엇이 입에 들어가든 무슨 상관이랴. 결론적으로는, 이 프립은 강추하고 싶다. 보기도 좋고 맛도 좋은 떡이라서 시어른이나 처가 어른, 예비 시댁에 선물할 용도로 신청을 많이 한다고들 한다. 아쉽게도 명절이 가장 성수기인지라 추석에는 프립을 안 하신다고 하지만. 대표님이 직접 하나하나 설명하며 시연해 주시고 레시피도 출력해서 들고 가라고 하는데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다. 떡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을 먼저 마치고 사전 준비를 해준다.
동그랗게 얼린 녹두소는 고소하고 달달한 사탕 같고, 송편의 떡 반죽은 단호박, 자색고구마 등으로 색색깔로 준비해 준다. 녹두소를 넣어 빚은 송편은, 모양틀의 도움을 조금 더 받아서 감도 되고 호박도 되고 벚꽃같아 보이게도 된다. 완성한 송편을 찜틀에 15분 정도 찌면 색깔이 더욱 진하게 나와서 서양식 제과를 뺨칠 정도다. 이게 정말 보는 사람을 뿌듯하게 한다. 이 과정에서 손재주가 필요한 부분은 녹두소를 넣어 동그랗게 빚는 단계뿐이다.
신청하기 전에 '이걸 내가 만들 수 있다고?' 하는 의구심은 '와, 내가 이걸 만들 수 있구나!' 하는 감탄사로 바뀌게 된다. 완성한 꽃송편은 참기름을 살짝 발라주고, 포장 용기와 종이백까지 제공되어 바로 선물할 수도 있다. 우리는 완성작을 서로에게 주기로 하고 만든 것이라 그 자리에서 교환했다. 꽃송편 빚는 이 프립은 2시간 안에 끝나서 데이트 코스로도 강추이니, 이 날의 청일점에게도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