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인생과자, 오리온 초코파이

먹어대다 떠올린 쓸데없는 생각, 열다섯 번째

by 어니언수프


1.
평생 단 한 가지의 디저트만 먹을 수 있다면 선택할 과자.


나에겐 본질적으로 오리온 초코파이만이 채워줄 수 있는 당충전이라는 게 있다. 짝퉁 'L'사 초코파이여서는 안 되며, 오예스도, 몽쉘도, 가나파이도 채워주지 못하는 걸 이 과자는 해낸다. 여러 가지 생리적이나 심리적인 이유로 '당 땡긴다' 생각이 들 때 어김없이 사 들고 집에 간다. 내가 미취학 아동이었을 때 초코파이를 앉은 자리에서 네다섯개씩 먹곤 했다는 엄마의 증언도 있었으니 아주 오래 된 취향이다.


이 얘길 하면 뭇 남성분들이 기겁한다. 초코과자가 그렇게 많은데 왜 하필 초코파이냐고. 남자들의 그심정 어렴풋이 알긴 알겠는데, 초코파이는 정이잖아.



2.

취사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과자.


요즘 나의 소비생활은 들쑥날쑥이다. 계절이 바뀌어서, 쓰던 제품이 다 떨어져서, 핑계는 여러 가지인데 이 물건들을 다 비슷한 시기에 사자니 제일 가성비 좋은 제품 VS 평소에 눈여겨 봤던 고가의 제품이 매일매일 머릿속에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탓이다. 개당 8천원꼴인 폼클렌저를 1+1 으로 구매를 했으면, 뭔가 성에 차지 않는지 바디오일은 어느 순간 '에라 모르겠다.' 하고 백 년도 역사가 넘는다는 프랑스 유명 제품을 질러 버리고 속으로 자책하는 식이다.


그런 소비생활을 하다 보니, 초코파이는 그런 거 없잖아? 라는 생각에 가뿐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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