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니언수프 Jan 24. 2021

집에서 두부 만들기


엄마가 서리태를 줬다.

줘도 너무 많이 줬다.

시댁도 집에 콩이 너무 많으시단다.

J도 나도 콩밥을 싫어하고, 콩자반도 싫어하고, 나는 콩으로 만든 건 두부랑 비지 빼고 다 싫다.

나는 못 먹는 건 거의 없는데 은근히 티 안내면서 싫어하는 음식이 있는 인간이다.


아무튼, 그래서

두부 만들기에 도전!


두부는 사실 콩 종류의 차이지, 웬만큼 우리나라에서 먹는 콩으로는 다 만들 수 있다는 것 같다.

아래와 같은 블로그 링크는 저장해 두고 봤고, 이 외에 여러 블로그 포스팅을 참고했다.


http://naver.me/GDEl3CEd

http://naver.me/xJnCdk7g


나는 계량하는 걸 귀찮아 하는 인간이라 시행착오가 좀 있었다.

전체적으로 두부 만드는 단계를 요약하자면 이렇다.


<요약>

불린 콩을 갈아서 면보에 짜낸 콩물을,
약한 불에 은근히 끓으면 식초와 소금으로 만든 간수를 넣어 띄운다.
원리는 리코타 치즈 만드는 거랑 똑같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이렇다.


<상세>

1. 콩을 물에 불린다.

   - 콩이 물을 엄청 먹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이 넣는 게 좋다.

   - 계량은 개나 주고 그냥 양껏 불렸더니 콩이 너무 많다. 


2. 불린 콩을 믹서에 간다.

   - 이 때 콩과 물이 1:1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불린 콩 1, 그 위에 붓는 물이 1 이라는 얘기다. 콩이 불었으니 그만큼 물을 대충 넣으면 콩물이 안 짜진다.

  - 믹서는 큰 게 좋다. 작은 믹서는 여러 번 나눠 갈아야 한다. 

  - WMF 유리 믹서기는 갈 때 모터 타는 냄새가 난다. 무서운데 별 일 일어나지는 않았다.


3. 믹서에 간 콩을 면보에 싸서 짜낸다.

   - 일단 뭔가 '짠다'는 말이 나오면 안 하는 게 좋다.

   - 요즘은 절인배추를 사서 많이 하지만, 옛날에는 배추를 집에서 절였다.

     절인 배추의 소금물을 손으로 짜내면 다음날 팔을 못 쓴다. 그런 김장의 악몽이 떠오르는 단계.


3-1. 짜내고 남은 게 콩비지다.

   - 콩비지가 많이 나온다. 사진은 반찬통에 엄청 덜어내고도 남은 거다.




3-2. 간수를 만든다.

   - 간수를 판다는데 별 거 없다. 물 250ml, 식초 2큰술, 소금 1큰술이 계량이다. 그래도 이건 계량해서 했다.


4. 짜낸 콩물을 약한 불에 끓인다.

   - 불이 세면 냄비바닥에 눌어붙는다. 


5. 보글보글 올라오는 듯하면 간수를 넣으며 젓는다.

   - 서리태로 한 거라 색이 묘하다.

   - 이 단계까지 와야 비로소 콩의 이상한 풋내가 사라지고 두부 냄새가 난다.


6. 다 된 것 같으니까 면보에 덜어낸다.

   - 두부틀은 없고 밑에 찜틀+ 스뎅그릇을 받쳤다.

   - 순두부는 적당히 남겨서 저녁으로 먹었다.


7. 모양을 잡아주고 저녁 먹는 시간만큼 물을 빠지게 둔다.

  - 예쁘게 만드는 건 역시 소질이 없는 것 같다.

  - 면보는 천연 염색이 되었다.

  - 완성!


집에 처치곤란인 콩이 있고, 시간이 많고, 팔 힘이 좋다면 두부 만들기에 도전 해 보시길.



매거진의 이전글 집에서 막걸리 만들기 (쉬운 버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