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상식 - 늘 먹음, 또는 그런 음식
2월 7일 일요일 오후
이날부터인가, 배고픈 느낌을 잊어버린 게...
점심을 안 먹으려다가, 멀리 동네 마실을 다녀왔더니 배가 고파졌다.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샀던 훈제연어로 샐러드와 베이글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다.
매대에서 가장 인기가 없었던 시나몬베이글도 의외로 맛있다. 시나몬을 사랑해 주세요.
저녁으로는 동죽조개 나머지 1kg를 양식으로, 면을 살짝 삶아서 넣어 먹었다. 어제의 맑은탕보다 버터+마늘 올려 입 열때까지 익힌 양식이 더 맛있다는 J의 평.
2월 8일 월요일
먹을 게 없을 만한 날은 전날 미리 생선을 해동하는 것이 좋다.
백종원이 티비에서 만들었다는 과메기 요리가 조림인 줄 알았더니 튀겨서 강정처럼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감자조림도 함께.
2월 9일 화요일
늦게 퇴근해서 J가 저녁을 차린 날. 감자조림 재등판.
샐러드야채에 참치캔을 올리고, 비비고 육개장으로 한 끼를 끝냈다.
2월 10일 수요일
이날부터 휴가를 냈다. 5일 후의 나에게 미리 애도를.
2개 남은 아란치니 (먹다 보니 안에가 쌀이 아닌 것 같다) 를 데우고, 냉동해물을 넣어 토마토 해물 파스타로 혼점심을 했다. 파스타는 쉬운 요리라지만 나는 항상 양 조절이 잘 안되는 편이었는데, 이제 좀 감을 찾은 것 같다. 면은 생각보다 적게, 소스는 생각보다 많이 넣을 것.
저녁에는 초마짬뽕 빨간 거를 꺼냈다. 역시 초마짬뽕은 백짬뽕이 훨씬 맛있다. 그보다 홍대 매장가서 먹는게 더 훨씬 맛있고, 허름한 건물 2층이었을때, 처음 먹었을 때 더더 훨씬 맛있었다.
내 인생짬뽕 초마.
호빵은 생각보다 유통기한이 엄청 짧다.
신혼 완전 초에 친정에서 챙겨주신 호빵을 딱 2갠가 먹고 곰팡이가 피어 다 버린 적이 있다.
그 이후로 선뜻 사 먹질 못했는데, 연휴도 있고 ( =사람이 집에 있고) 이천쌀호빵은 어떨지 너무 궁금해서 그만.
삼립호빵에서 호빵책, <호빵책: 디 아카이브 (Since 1971)> 을 냈었는데 엄청 귀엽고 들춰 보는 재미가 있다.
2월 11일 목요일
설 전날.
막 외산 오트밀, 그래놀라 사다 먹으면 있어보일 거 같은데 현실은 자꾸 까먹고 켈로그나 포스트.
양가에 드릴 설 선물을 산다고 호기롭게 나섰는데, 롯데 신세계 다 안하고 현대백화점 일부 지점만 영업을 했다.
그리하여 어쩌다 신도림으로 행차.
뭔가 아시안푸드를 엄청 먹고 싶었던 날.
집에 가는 길, 엘카페 로스터리에 들렀다.
블루리본이 8개나 붙은 곳은 처음 봤다.
로스터리를 전문으로 하는 카페들은, 원두를 사면 커피를 한잔씩 주는 게 약간 암묵적인 룰일까? 생각했다.
쌀쌀했지만 따뜻한 커피 마시기 운치있었던 팩토리 감성의 카페 앞마당.
양가에 드릴 원두는 콜롬비아로 하나씩 사고, 우리는 에콰도르산으로. 진짜 딸기, 체리 향이 나는 것만 같다.
저녁으로는 또 파스타.
연어 한 팩을 또 뜯어서 샐러드와 연어 크림 파스타를.
앞으로 며칠간 우리의 위에서는 한식의 향연이 펼쳐질 것이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더 그랬다.
대단히 별미로 맛있었던 콩비지전을 밤에 한가득 부쳐 다음날 양가에 가져갔다.
처음의 감동만 못한 것이 아쉬웠지만.
2월 12일 금요일
설 당일.
뭐 대단히 한 건 없는데 피곤했던 결혼 후 첫 명절.
시댁에서는 어영부영 쭈뼛대고 있느라 그랬는지, 갈비에 생선에 떡국까지 한상 가득 차려 주시고 점심에는 곱창파티를 했는데도 하나도 사진이 없다. (머쓱)
친정에서만 사진을 찍었다. 이제 몸 속 세포의 일부는 연어로 만들어졌을 것 같다.
빨리 마셔 보고 싶었던 스페인산 로제와인은 그저 그랬다. 어딘지 모르게 향이 부족하고 술냄새만 나는 거 같기도 하고... 아무튼 배가 진심으로 터질 것 같았던 설날.
2월 13일 토요일
식사는 하되 밥 안 먹기 시전.
당면을 불려다 냉동 갈비탕을 끓여 먹었다. 양가에서 주신 반찬으로 일주일은 넘게 보낼 수 있을 거다.
요리할 기회 박탈.
2월 14일 일요일
호빵을 유통기한 내에 다 먹다.
이천쌀호빵 제법 맛있다.
요즘은 바리톤 김주택의 영상을 찾아 본다.
성악가들이 자주 부르는 가요가 몇 곡 있는데, 김동률의 <희망>도 그 중 하나.
김동률은 개인적으로 몇 곡을 이어 계속 듣기에는 감정적으로 따라가기 너무 힘든데, 그건 부르는 사람이 한땀한땀 무게를 실어 불러서인 것 같다. 김동률의 곡을 다른 사람이 부른 게 훨씬 듣기 편하고 와 닿는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