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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정선 Feb 11. 2022

서울과 대전 사이

#서울방랑자

# 2001년 12월

 
대학교 4학년 겨울,

천가방 하나 들고 서울로 취직했다.

대전은 이제 고향이 되었다며 울었다.


신세 지고 있던 이모는 엄마같이 따뜻하게  챙겨주셨고

계절이 바뀌기도 전에 친구들이 서울로, 회사 앞으로  찾아와 주었다.

고향 친구들도 하나 둘 서울로 취직했으며

서너 명의 새로운 친구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2008


서울에서 생활한 지 어언 7년 차.

여전히 친구들이 서울로 방문해주니 즐겁구나.


꿈속 배경은 지독하게도

언제나 대전의 작은 동네 목동사거리.


난 뼛속까지

대전 사람.






#2015


꿈속 배경은 더 이상 대전이 아니며,

내가 있는 이 공간

생활하는 이곳이 내가 있어야 할 곳이다.


고향으로 쉽게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14년의  시간이 필요했나 보다.  






#2022년 2월


서울 생활 21년 차


삶이 그러한 것이지, 나의 성향 때문인지


20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서울과 대전 그 어느 곳에도

정착하지 못한 채 부유하고 있다.


머물러있으나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였고

떠나 있어도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기분으로


고향에 가도 서둘러 돌아온다.


시간을 되돌린다면

이렇게 방황하고 있음을 아는 지금


다시 고향을 떠나 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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