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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153

by 온정선

쥐뿔 없다며
택시비 이천 원을 꿔간
문학동아리 선배


그날따라

밤은 유독 어두웠고

가난했고,

유난히 길었고

자판기 커피는

미지근했다


우린

있지도 않은 것들을 붙잡고

있는 거처럼

낭만이라 믿었다


지금은 어디에서
가벼운 언어를 씨부리고 있을까


텅 빈 말들로
누군가의 청춘을 속이고

빌려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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