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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l Jan 29. 2021

노공이산 2

시민 노무현

어떻든, 생각을 글로 정리해볼 생각입니다. 책을 써볼 생각입니다. 무언가 사람이 일거리를 가지고 일에 몰입하고, 놀이에 몰입하는 게 사람의 삶의 전부인 것 같아요. 아이들을 키우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나같이 대통령이 된 사람이 엄청난 성취를 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겠지. 성공했고, 이룰 수 있는 건 다 이룬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겠지.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이루고 싶은 것을 절반도, 절반은커녕 된 게 제대로 없어요. 누가 나나 여러분에게 세상을 얼만큼 바꿨냐 물어보면 입이 붙어버리죠. 바뀐 것 같기도 하고 안 바뀐 것 같기도 한데 그건 역사의 문제기 때문에. 어떤 사람의 짧은 일생 가운데 세상을 바꾸는 일이 가능한 일인가 하는 것이 요즘 와서 새롭게 ‘그 버거운 일을 너무 성급하게 하려고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룬 것이 없죠. 그러면서 세상에서 이룬 사람은 누구냐 생각해보면 시야에 따라서, 기준의 크기에 따라서 다 달라지는 것이죠. 이루었다고 말할 수도 있고, 이룬 것이 아무것도 아닌 것일 수도 있고, 차이가 있는 거죠.


이런 이야기는 끝이 없어요. 소망이 이루어지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하는데, 안중근 의사한테는 이등박문이 죽는 것이 소망이었죠. 소망을 이루었는데 소망이 그거겠어요? 민족의 독립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니 거사의 성공이 무슨 큰 소망이겠어요. 그래서 독립이 되고 나면 안중근 의사는 무슨 꿈을 가졌을까 생각해봤어요. 그렇게 생각하면 끊임없이 자기를 불안하게 하는, 보통 사람들의 기준으로 끊임없이 자기를 불행하게 할 목표를 설정해놓고 평생을 그렇게 살다가 제 명에 못 죽는 것이 그 사람 팔자가 아니겠어요?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결국 해답이 없는 답을 끊임없이 고하니까 결국 존재하는 것은 일하는 거 하고 노는 거 두 가지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러나 이제 우리가 아무리 그렇게 생각해도 이것은 가치의 세계 속에서 생각해보자는 것입니다. 새해에는 우리가 몰입해서 한번 새로운 성공의, 성취의 계기들을 잡아봅시다. 나도 허리 핑계를 대고 그랬는데 책을 꼭 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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