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418
누군가 나에게 잘하는 게 있냐고 물어보면 말문이 막힌다. 딱히 잘하는 게 없다. 아, 있긴 하다. 남의 단점 찾기, 사람 짜증 나게 하기 등등…. 이런 것들을 잘한다고 말해봤자 득 될 게 없으니 그런 질문을 받으면 웃으며 넘기는 편이다. 말 나온 김에 한 가지 정도는 찾아보고 싶다. 좋아하는 것들에서 찾아보자. 책을 좋아하긴 하는데 지하철에서만 읽으니 잘하는 것으로 연결 지을 수는 없겠고, 집에서 안 나가는 것도 좋아하지만 이건 좀 아닌 듯하다. 마지막 하나는 ‘옷’인데, 지금 생각하니 ‘옷’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나한테 딱 맞는 옷을 찾을 때를 좋아하는 것 같다. 특히, 구제 옷 가게에서 낡은 옷들 사이에 숨어있는 새것보다 더 새것 같은 옷이 몸에 딱 맞는다면 그 기분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나는 그런 인고의 시간을 감수하며 옷을 찾는 걸 잘한다. 솔직히 이걸 잘한다고 말하고 다녀도 될지 꺼림칙하지만, 우선은 찾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