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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l Mar 08. 2019

사진

190308

아빠의 카메라에는 시시콜콜한 사진들이 정말 많았지만, 이것들을 찬찬히 보았을 때 아빠는 결론적으로 사진을 잘 찍는 사람이었다. 사진들은 온통 따뜻했다. 필름 카메라만이 있던 시절에 사진을 잘 찍는다는 개념은 순간을 잘 알아챌 줄 안다는 것이었다. 그 시절 사진을 찍기 시작한 아빠는 따뜻함을 살필 줄 알았다. 자기 몫의 음식을 항상 사진으로 남겼고, 연이어 웃는 사람들을 찍었다. 개중에는 엄마의 사진도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찍은 사진도 더러 보였는데, 그 속에서 아빠는 영락없이 익살스러웠다. 아빠의 표정은 내가 사진을 찍을 때 짓는 것과 닮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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