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삐용(삽살개)은 요즘 묶여 지낸다.
목줄을 풀어주었더니 큰 길로 진출한 뒤부터 아예 묶어두었다.
큰 길이 어떤 길이더냐, 차가 쌩쌩 달리는 2차선 도로다.
석모도에 다리가 놓이고 부터 우리 집 앞 도로도 바빠졌다.
초지대교를 건너 강화로 들어온 사람들은 석모도를 갈 때 이 도로를 이용한다.
그래서 예전에 비해 오가는 차들이 많아졌다.
빠삐용은 천지 분간도 못하고 이 도로까지 진출했다.
하기야, 집에서 도로까지 100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으니 빠삐용만 탓할 수도 없다.
그래도 혹시라도 차에 치일까 봐 빠삐용을 묶어두었다.
빠삐용은 며칠 전에 첫번 째 생일을 보낸 삽살개다.
작년 3월 18일에 태어나 형제들과 함께 지내다 우리 집에는 5월 말쯤에 왔다.
처음에 왔을 때 마당 한 쪽에 나즈막한 울타리를 치고 빠삐용만의 전용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그런데 이 놈이 얼마나 탈출을 잘 하는지 아무리 보완해도 귀신 같이 빠져 나왔다.
남편이 하는 말로는 7번을 탈출했다고 한다.
그래서 지어준 이름이 바로 '빠삐용'이다.
빠삐용을 우리는 '삐용'이라고 부른다.
삐용아, 삐용, 빠삐용...
이름을 부르면 삐용이는 온 몸으로 격렬하게 우리를 반긴다.
오늘 오후에는 삐용이를 데리고 집 뒷산에 갔다.
강화나들길 3코스의 일부이기도 한 진강산 자락은 지금 진달래 천지다.
열흘 전쯤에 걸을 때는 꽃이 필 생각도 안 하더니 언제 저렇게 피었는지...
지금 강화도는 완전 진달래 산천이다.
진달래로 유명한 고려산을 굳이 찾아가지 않아도 된다.
그곳은 사람이 많을 테니, 그보다는 알려지지 않은 곳을 찾아가는 게 지금 시국에는 현명한 선택이 될 것 같다.
답답할 도시 시람들에게 강화도의 진달래를 보냅니다.
자~, 보시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