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나의 고향
어릴 때 살던 곳이 다 부서졌다. 재개발 지역이 되었다고 한다. 이 광경을 발견하고 매우 큰 충격을 받았다. 누군가 이 곳의 모든 것이 잘못됐다고 부정하는 것 같았고 돌아갈 곳이 없는 방랑자가 된 기분이었다. 내가 떠나는 것과 내가 머물던 곳이 사라지는 것. 그것이 완전히 다른 의미임을 비로소 알았다. 장소 이상의 의미였던 공간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추억의 갈피마저 잃어버린 것 같은 막연함에 한참을 바라만 보았다. 훌쩍 떠나 잊고 살았던 것에 대한 미안함이 몰려왔고 그 대상이 어린 시절의 기억임을 한참 후에야 깨달았다. 즐겁고 행복했던 시절은 쉬이 잊고, 안달복달 미래만 쫓으며 사는 것 같아서 오늘은 그냥 천천히 옛날 생각을 하며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