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원하라 Dec 01. 2021

술꾼도시여자들 : 일단 한 잔 해

맨 정신으로 살 수 있어?


사진출처 : 티빙


최근  콘텐츠 중에서 제일 재밌었다.

정말 술술 들어가는 드라마라 이틀 만에 12화를  봤다.  드라마가 미혼 여성들이 직장+사랑+우정을  잡는 21 버전의 ‘골드미스 다이어리라던가, 한국판 ‘섹스 앤 더 시티’ 같은 느낌일 거라 생각했다. 원래 여자 셋이 주인공이 되면  재밌다(?) 30 여성들이 모이면  재밌다(?) ‘멜로가 체질 그랬고, ‘www검색어를 입력하세요 그랬다(나름 논리적 근거). 이거 거의 성공 공식 아닌가.

멜로가 체질


30 여성의 삶이 인생의 황금기라 그런가?   

사회에서는 어느 정도 자신의 분야에서 자리를 잡았고, 여기서 오는 시간과 돈에 대한 여유가 있다. 자기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것을 알고 이를 바탕으로 스스로를 아름답게 가꿀 줄도 안다. 뜨거운 사랑도 가슴 찢어지는 이별도 경험한,  곁에 있을 사람과 스쳐 지나갈 사람을 만나본 나이. 이성에 불타던 20대를 보내고 이제는 ‘가족과 친구 인생의 본질이라 답을 내리게 되는 나이. 그래서 평생을 함께  ‘가족과 친구 찾아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는 시기. 지나온 삶이 튼튼하고, 앞으로 갈 날이 두근거리는 미묘한 경계선이 바로 30대인 것 같다. 아마도… 30대에 결혼/출산/육아 3종 세트를 맞이하는 사람도 많을 테니 어쨌든 인생에서 가장 큰 이벤트가 팡팡 터지는 시기가 아닐까 싶다. 그러니 당연히 다이내믹하고 재밌지… 재밌는데 왜 눈물이 나냐… (훌쩍)


사진출처 : 티빙

그러니까 이것은 무조건 재밌지

당근빠따루. 원래 여자들 중에서도 ‘여중+여고나온 친구들은 특유의 말릴  없는 에너지가 있다. 솔직하고 호탕하고 괴상한데 웃기고 못 말리는 매력. 여기에 ‘ 맺어져 기승전술인  여성의 이야기라니. 재미가 업을  없고요,  회부터 술술~ 빠져듭니다. 티빙이 이런 콘텐츠를…? 넷플릭스 밀리는 이유가 이쏘…?


원작 웹툰에서는 에피소드와 함께 ‘술과 안주그리고 가게까지 알려주며 정말로 ‘ 메인으로 삼는 내용이라 하던데, 드라마에서는 조금  캐릭터에 포커스를 맞췄다. 자기만의 캐릭터가 뚜렷한  주인공이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가며 겪게 되는 희로애락을 시원한 맥주  잔으로, 눈물 젖은 소주  병으로 들이켜는 스토리다.


근데  만취한 사람의 술꼬장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서, 눈살이 찌푸려지기보다는 우리네 삶처럼 애처롭고 짠하고 사랑스럽다. 일이든, 사람이든, 사랑이든 사실  취하지 않고 제정신으로 마주하기 쉬운 게 어디 있을까. 말도 안 되는 일상을  정신으로 버티는 모두의 하루하루가 기적이지. 너무 가볍지도 않고, 무겁지도 않고, 적당한 설렘과 눈물이 섞여있고 중간중간 분위기를 끊고 가는 유쾌한 반전과 비틀림도 재밌다.


특히 ‘이선빈’의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장례를 치르는 장면은 극 현실주의를 담았다고 호평이 많았는데, 실제로 보니 정말 그랬다. 마냥 눈물만 흘릴 수 없고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바쁘고 분주한 장례식장의 풍경을 리얼하게 그려서 그 슬픔이 더 가슴팍에 묵직하게 박혔다.



정말루 요즘 친구들의 모습을    있는 요즘 드라마고 완성도가 굉장히 높다. 되게  만들었다. 연륜 있는 흥행 보증수표의 연장자가 만든 느낌이 아니라, 어느 날 혜성처럼 날아온 능력치 만빵의 신입이 터트린 폭탄 같다.


그리고 정말 이선빈, 한선화, 정은지 세 캐릭터가 너무 귀엽고, 무엇보다 ‘최시원’이 청일점 역할을 아주 잘했다. 사실 ‘그녀는 예뻤다’에서 황정음을 좋아하던 캐릭터랑 너무 비슷해서 실망했는데 희한하게 그게 밉지가 않았다. 왜 최시원은 저런 역할에 최적화되었는가. 저 과하고 이상한 오버액션이 왜 귀여운가. 아무래도 최시원 자체가 가진 독보적인 매력이 아닐까 싶다. 희한해… 이상한데 계속 보고 싶어… 궁금해…


아무튼  보고 나면, 괜히 술독에 빠졌다가 나온 것처럼 덩달아 머리가 띵해진다. 그러다가도  뜨끈한 국물에   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해진다. 겨울은 아무래도 소주지나는 내가 저렇게 ‘술꾼으로   알았는데 예상과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되어 다소 인생의 전개가 당황스럽다. 아닌가. 늦지 않았나?… 나의 30 어디  술꾼 도시 여자로 제2막을 열어봐…? 그래 일단, 한 잔 해!

매거진의 이전글 마이네임 : 거절할 수 없는 운명의 이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