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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트루 Feb 02. 2018

0.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1년 차 편돌이입니다.

어서 오세요~! XX편의점입니다~!

라는 인사로 편의점에서 손님을 맞은 지 벌써 1년.


참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참 많은 물건을 비닐에 담고, 선임으로서 신입 교육도 하고, 또 그 교육받았던 알바생들이 떠나가고, 계절이 바뀌고, 바뀌고 또 바뀌어 일을 처음 시작했던 추운 겨울이 다시 찾아올 때까지.


그저 조용히 그 자리를 지켰을 뿐인데, 어느새 나는 이 가게에서 점장님 다음가는 베테랑 직원이 되어버렸다.


사실, 이런 나 자신이 대견하다는 생각보다는, 아직 '신기하다'는 생각이 더 크다.


지금껏 내가 3개월 이상, 그리고 무려 1년 씩이나 일해본 적은 처음이기 때문에.










작년 이맘때, 그러니까 2017년 12월에 대학교 3학년 2학기를 마치고 일자리를 구하던 그 당시로 이 이야기는 돌아간다.


사실 그때의 필자는, 편의점 알바가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당시 필자가 갖고 있던 생각은 오로지 하나.










필자: "까.... 까페알바가 하고 싶어요...."












필자가 군대에 가기 전 첫 아르바이트를 포함해 그간 세 번의 아르바이트 경험을 선물해준 카페, 그리고 커피.


좋기도, 또 나쁘기도 했던. 다 합쳐도 1년이 채 못 되지만 소중했던 경험들을 통해 생긴 커피에 대한 애착, 또 당시의 나 자신이 너무나 부족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야 찾아온 후회, 그리고 아쉬움으로 인해 나는 겨울방학이 시작되고 다시 카페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 모든 감정들보다는 내 입에 풀칠하는 것이 우선이기는 했다마는...)


어디 보자....





1)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평일만,
2) 다음 학기에 학교 다니면서도 해야 하니까 저녁 6시부터 대략 12~1시까지,
3) 내 집 주변에서,
4) 카페.




이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곳이 어디 없을까....


(씨익)






....


하나 아르바이트를 좀 해 본 분들이라면 다들 아시듯, 이것 저것 따지기 시작하니 내가 일 할 자리 따위는 눈을 씻고도 찾을 수가 없었다.


물론 아예 없지는 않았고(딱 한 군데), 그 곳에서 일할 기회도 있었다.





내가 면접에서 떨어지지만 않았다면.








".....저 경력도 있고.. 집도 가깝고... 커피도 좋아하는ㄷ......    아녜요 많이 파십쇼..."








그렇게 소득 없이 점점 시간은 흘러만 가고, 돈은 말라만 가고.


결국 '카페가 아니더라도 시간대가 적당하고 너무 멀지 않은 곳'에서 일하는 것으로 내 안에서 타협을 보고 나서야 일할 곳이 좀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처음 면접을 보러 간 모 편의점(현재도 일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어떤 곳인지 언급은 하지 않겠습니다).


그런데 여기...







고기랑 야채를 파는데...?











우물 안에 있던 개구리가 처음 호수를 경험했다면 아마 이런 느낌이었을까.


내가 봤던 편의점 중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의 큰 규모,


게다가 앞서 말했듯 고기와 야채 등 기존 편의점보다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말 그대로 '마트 편의점'이었던 것이다.







허허... 이거 장난이 아니구먼...
장난이 아니야... 허허...




신기함, 그 이전에 당혹감을 안고 본 사장님과의 면접.


여러 가지 장, 단기, 그리고 일일 아르바이트를 가리지 않고 했던 경험을 간단히 말씀드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얼마 안 있으니 사장님으로부터 "내일부터 출근하세요"라며 문자가 왔다.





솔직히, 기쁘지는 않았다.


다른 카페 알바 자리가 곧 날지도 모르는데 덜컥 여기에 합격했다는 생각에 '아 괜히 지원했나'라는 생각도 순간 스쳤고 무엇보다,





아.... 잘할 수 있을까...?




새로운 시도는 언제나 어렵고 힘든 법.


처음 해 보는 편의점 아르바이트, 그것도 보통 편의점이 아닌 '마트 편의점'을 혼자 관리해야 한다는 데에서 오는 부담감이 나를 억누르기 시작했다.


(그래서 다시 알바X, 알바XX등의 사이트를 뒤져가며 여기보다 덜 부담스럽고, 내가 원래 하려고 했던 일인 카페 아르바이트 자리가 없나 하며 눈에 불을 켜고 찾아봤다. 혹시나 더 좋은 상황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하는 바람에서 말이다. 물론 그런 '절호의 기회'같은 것은 마련되어있지 않았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출근을 하지 않거나 하는 것은 나 정도 나이를 먹은 사람이 하기에는 너무나 철없고 무례한 행동임을 알기에, '두 눈 딱 감고 한 번 시도해보자'는 심정으로 "예 내일 뵙겠습니다"라며 점장님께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우스우리만치 빠르게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참... 그때 했던 걱정들이 이렇게 작고 어렸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날이 오게 될 줄이야.


하지만 지금 내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내가 그만큼 이 곳에서의 시간을 잘 보냈고, 그를 통해 한 단계 성장했다는 증거라면 증거 아니겠는가.


참 많은 것들을 배우고, 또 느꼈던, 그리고 내가 계획한 대로 나의 삶이 흘러가게 된다면 앞으로도 얼마간은 계속 배워나가게 될 곳.


거기에서 내가 그동안 느꼈던, 그리고 앞으로 느끼게 될 수많은 생각들을 실 없이, 때로는 조금 진지하게 풀어볼까 한다.


(그저 '오늘 하루 힘들었다'는 넋두리를 늘어놓는 식의 글은 웬만하면 쓰지 않을 계획입니다)









새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려는 분들에게는 조언이,


현재 어디에선가 일하고 있을 모든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들에게는 위로가,


그리고 과거에 일 했던 경험이 있는 분들에게는 추억이 될 만한 그런 글로.


(혹시나 편의점 알바 경험이 없으시더라도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그런 글로!)











매주 평일 찾아뵙겠습니다.



※본 글은 필자의 네이버 블로그(blog.naver.com/onlyew)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only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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