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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트루 Feb 05. 2018

1. 편의점 알바 김씨의 '하루'

편의점에서의 하루, 이렇게 돌아갑니다.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6시간 동안.





주 30시간의 내 편의점 라이프는 비교적 적당한 시간 아닐까 생각한다. 알바시간으로는길지도, 짧지도 않은 평균적인 정도.




편의점은 집에서 도보로 3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곳. 걸어가기에 가깝지만은 않은 거리라 늦으면 가끔 지하철을 타기도 한다.


저녁 6시가 조금 못 되어 편의점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일과는 시작된다.

(하지만 모든 편의점의 일과가 이와 동일하게 진행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제가 일하는 시간대, 제가 일하는 편의점에 한해서의 이야기일 뿐이니 이 점 양지해주시길 바랍니다)





 

1)먼저 유니폼을 입은 후,


2)금고의 시재를 점검하고 이전 근무자와 교대.

(시재(時在): 간단히 말하자면 '현재 금고에 돈이 얼마나 있는가?'를 검사하는 것으로, 이전 근무자가 근무시에 돈을 더, 혹은 덜 받았을 경우에 대비해 오차가 0인지의 여부를 검사를 하는 것이다.)


3)시재점검 내역을 영수증으로 뽑아 보관하고 출근기록부를 작성한다.

(이 때부터는 계산업무와 병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바빠진다)


4-1)창고에서 물건을 가져다가 채운다.

(온장고에 따뜻한 음료수나 주류코너의 술이 많이 비어있을 경우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한 번 채울 때 꽉꽉 채우는 것이 가장 속 편하다)


4-2)담배시재를 점검하고 비어있는 담배를 채운다.

(잘 나가는 제품을 제외하고는 굳이 꽉 채울 필요는 없지만, 필자는 꽉 채우는 것을 좋아하기에 꽉 채우는 편)


4-3)테이블이나 쓰레기통 주변이 지저분할 경우 치운다.


(4-1,2,3의 경우 가장 긴급한 것 부터 먼저 해결한다. 술이나 온장고가 텅텅 비어있을 경우 술부터, 테이블이 너무 지저분할 경우 테이블부터 하는 식으로 유동적으로 처리)


5)7시 30분이 되면 선도유지를 위해 1차로 폐기상품을 뺀다.

(빵, 샌드위치, 햄버거, 도시락 등)


6)배달트럭이 오면 유제품과 냉장, 냉동상품을 받아 정리해서 진열하거나 창고에 보관한다.

(대략 30분~1시간 정도 소요)


7)11시 30분이 되면 2차로 폐기상품을 뺀다.

(1차 때와는 다르게 고기, 야채, 과일, 삼각김밥 등을 뺀다)


8)2차 폐기정리가 끝나는 대로 금고입금을 한다.

(카운터의 돈을 따로 마련된 금고에 입금)


9)주변정리를 다시 한 번 하고 퇴근.

(테이블과 바닥쓸기, 물건 채우기 등등의 작업)








이렇게만 놓고 보면,


'어? 편의점알바, 별거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마는,


첫 글에서 언급했다시피 우리 편의점은 일반적인 소규모 편의점이 아닌, 마트에 가까운 크기이기에 보다 많은 손님들이 오는 곳이며, 그와 더불어 그날 손님이 얼마나 오는지, 어떤 물건을 얼마나 구매해가는지, 또 예기치 못한 사건과 사고들이 버무려질 경우 그날 그날의 업무량이 차이가 다소 벌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마냥 쉬운 아르바이트 자리'는 절대 아니라 할 수 있겠다. (그간 참 많은 알바생들이 일주일도 못 버티고 그만 두었을 정도로, 이 주변에서 이 곳은 나름 '헬알바'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모양이다. 뭐 점장님께서도 인정하셨을 정도이니...)




하지만 필자가 이 곳에서 오래 일을 하고 있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1. 나 혼자서 일을 한다는 점에 있어서 어느 정도는 '나의 재량이 보장되어 있다'는 점,

2. 휴학생 신분인 내게 충분한 금전적, 시간적 여유를 가져다 준다는 점,

3. 집에서 그나마 가깝고 걸어다니면서 어느 정도 운동이 된다는 점,

4. 점장님께서 좋으신 분이라는 점.








아무튼 이 모든 일이 끝나고, 밤에 어울리는 음악을 골라 들으며 걷다보면 보통 새벽 1시에 집에 도착.


씻고 다이어리에 내일의 일정을 작성하고, 일기를 쓰고, (딴 짓도 조금 하고) 이불 속에서 독서를 하다 잠이 든다.


내일도 보다 활기차고, 열심을 다한 하루가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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