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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트루 Feb 09. 2018

3. 편의점 알바 김씨와 '손님들'

손님들, 그분들을 통해 배운 것.






저녁거리를 사러 들르는 회사원들을 시작으로,


 집에 가는 길에 술과 안주거리를 사러 들른 젊은 부부, 


장을 보러 나오신 중년의 손님, 


매일 막걸리를 사러 오시는 할아버지, 


그리고 천 원짜리 한 장을 손에 꼭 쥐고 사탕을 사러 온 꼬마 손님까지.




이렇게 참 다양한 손님들이 우리 편의점을 찾는다.


 이 곳은 비교적 조용한 동네에 위치해 있기도 하고, 기본적으로 단골손님이 많은 곳인데, 그래서인지 야심한 시각 휘청거리며 진~하게 풍기는 소주 향기를 온몸에 두르고 찾아오는 일부 취객을 제외하고는 흔히 말하는 '진상고객'의 비율은 비교적 적은 곳이다.


(하지만 이 곳 역시 진상고객은 존재하며, 그에 대해서는 후일 올릴 '편의점 알바 김씨와 진상 친구들(?)' 코너에서 자세히 다루고자 한다. 꽤나 길고 때로는 다소의 감정이 섞인 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 곳을 마지막으로 이제는 대학을 졸업하고 어딘가에서 '직장인'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일을 하게 될 필자. 때문에 일 년 간 이 곳에서 수많은 손님들을 대한 것은 아마 두 번 다시는 겪지 못할 경험이라 생각한다. 그동안 계속해 왔던 카페 알바와는 달리 더욱 다양한 손님을 만날 수 있는 편의점의 특성상 여러 종류의 손님을 대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카페에 있을 때보다 더욱 깊게 '사람'그 자체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기 때문에. 


혼자서 일해야 하는 환경 속에서, 생면부지의 남을 대하는 것이 부담스럽고 어려웠던 필자는 거의 반 강제로 많은 사람들과 부딪히며 사람을 대하는 것이 조금씩 익숙하게 되었고, '소통'이라는 것에 대해서 조금 더 깊게, 그리고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으며,


 온갖 사람들을 보고, 또 관찰하며 '사람' 그 자체에 대해서, 더 넓게는 '삶' 그 자체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할 수 있었다. '저렇게 살아야지' 혹은 '저렇게는 절대 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무수한 표본들을 보며 종종했는데, 그런 의미에서 많은 사람들이 본보기로서, 또는 반면교사로서 나에게는 훌륭한 양식이 되어주었던 것 같다.


이렇듯 여러 가지 의미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사람과 가장 가까이 있을 수 있는 아르바이트 자리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일이 비교적 편하고, 자유시간이 비교적 많다'라고 하는 편의점 아르바이트하면 떠올릴 수 있는 표면적인 장점뿐만 아니라, '사람에게 더 익숙해지고, 사람에 대해 조금 더 알 수 있다'는 숨겨진 장점 또한 있는 그런 일이랄까.






이렇듯, 여러 가지 다른 이유에서도 물론 그렇지만, 사람들을 마주하며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며 '아직까지는 내가 여기에서 배울 점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곳이기에, 취업을 하기 전까지 나의 편돌이로서의 생활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물론 이 글도 마찬가지일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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