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일 동안 매일 읽고 글쓰기 6일 차
"지우야. 너의 소확행은 뭐야?
"응? 소확행이 무슨 말이야?"
"아,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란 말을 줄인 거야."
"그래? 음. 나는 집에서 편하게 맛있는 음식 먹고 TV 보고 쉴 때, 내가 좋아하는 기타 칠 때, 그리고 친구들 하고 신나게 축구할 때?"
"아 그렇구나 선우야 너는?"
초등학교 5학년인 되는 둘째는
"나? 나는 쌩쌩이 80개 했을 때, 엄마랑 있을 때, 또 요즘 재밌어진 탁구 칠 때"
아이들에게 물어본 소확행입니다. 대단한 것은 없습니다. 큰 돈이 필요하지도 않은 일상의 정말
소소한 행복이지요.
이 세상에서 가장 소확행을 잘하는 집단이 있다면 초등학생들이 아닐까요?
학교에 있다 보면 아이들이 작은 일에도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것을 매일 볼 수 있습니다.
수업시간에 상으로 받은 사탕 하나로 아이들은 우주 최고 행복해 합니다. 어른들은 사탕을 보곤 당뇨걱정에 주춤할텐데 우리 아이들은 사탕 한 알로 그날 하루가 기쁨으로 충만합니다. 소풍 가기 전 날은 어떤가요? 아이들 기대와 행복으로 잠까지 설치고 학교에 옵니다.
먹는 것도, 어디 가는 것도 기대보다는 귀찮고 걱정이 앞서는 저를 보니 확실히 소확행을 못 누리고 있는 듯 합니다.
작은 것도 귀하게 여기는 행복한 사람들의 삶의 기술을 '음미하기'라고 한다. 음미하기란 소소한 현재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마음의 습관을 의미한다. 우리가 자주 쓰는 '소확행'이라는 단어는 이 음미하기의 중요성을 환기시킨다.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쓸 때의 기분, 겨울밤 부스럭 소리를 내며 이불속으로 들어오는 고양이의 감촉 등 소소하게 음미한 것들은 이처럼 우리 일상 곳곳에 있다.
서울대학교 행복연구 센터장 최인철교수 [굿라이프] 중에서
최인철 교수님이 말씀하신 '음미하기'.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바쁜 일상가운데 음미할 시간보다 소화시키기 어려워 소화제를 먹는 날이 더 많지는 않은가요?
저도 그렇습니다. 하루의 시간 속에 저에게 맡겨진 역할을 겨우 겨우 해내느라 음미는 커녕
자는 시간을 기다리고 있을 때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소확행이 늘어남을 느낍니다.
바쁜 일상에 잠시 짬을 내어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시간들이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갑자기 사유하는 인간이 되어 내면을 들여다 보게 되고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스스로 질문하며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생겨났습니다.
그 질문은
'나에게 소확행은 무엇일까?'까지 확장되었습니다.
저란 사람에게 소확행은
아침 일찍 따뜻한 커피 한잔과 갓 구운 빵 한쪽 먹을 때가 행복했고,
나의 둔해진 가슴을 뛰게 해 준 책을 만나 읽을 때도 즐거웠으며,
힘들지만 청소와 빨래를 끝내고 깨끗해진 집을 바라볼 때도 좋았습니다.
칠레에서 살던 집 마당에 한편에 큰 나무가 있었습니다. 아름드리 그 나무 밑에 앉으면
한 여름에도 에어컨 바람보다 더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는데 그 순간이 참 행복했습니다.
쌔근쌔근 잠자는 아이들의 얼굴을 만지며, 손과 발을 쓰다듬어줄 때도 가슴 따뜻했고,
수업시간 초롱초롱한 눈 빛으로 저를 바라보는 아이들을 볼 때도 행복했습니다.
우리의 일상속에는 이렇게 소확행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때론 갖지 못한 것을 바라보며 나의 삶이 뒤쳐진 것 같은 생각에 휩쓸리기도 합니다.
특히 지금의 물질만능주의 사회는 더더욱 갖고자 하는 열망을 불러일으킵니다.
'노후를 위해 더 준비해야 놓아야해. 남들보다 더 앞서 나가야해. 그래야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어"
하는 재촉의 소리를 듣기도 합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우리의 삶에서 선택권은 우리에게 있습니다.
일상의 소확행들을 찾아내며 행복할 것인지,
아니면 갖지 못한 것을 속상해하며 나의 삶을 불평으로 채울 것인지요.
브런치에 입주한지 4개월차
작가님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느낀 것은
매일 일상의 작은 소확행들을 찾아내가며
글감을 발견하고 글로 확장시켜 나가시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니 브런치 작가님들이야 말로 행복한 사람 아닐까하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따뜻한 댓글로 동료작가들을 응원하는 마음도 이 행복을 아는 분들이기에 가능한 것이겠지요.
작가님들을 존경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행복한 작가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