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는이모 Sep 01. 2022

네게 난 그저 베일 듯한 상처였나

어쩌다 듣게 된 오늘의 플리



어떤 옷을 입을까?

무얼 먹을까?

어떤 노래를 들을까?


날씨와 기분에 따라 옷차림과 메뉴가 정해지듯,

그날의 플리(플레이 리스트)도 정해진다.


제목과 섬네일의 조화를 비교하며 고르다 보면

운명처럼 만나는 플레이 리스트가 있다.


9월의 첫날,

낮은 채도의 하늘과 서글픈 바람과 어울리는 

플리를 만났다


'네게 난 그저 베일 듯한 상처였나'

https://youtu.be/CAu8i8J5Vk8



베일 듯한- 이라함은,

베이지 않았지만 베일 만큼의 짙음이 가라앉은

쓰라림의 흔적.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상처의 정도.


베일 듯한 상처가 오래도록 남는 이유는

제때 슬퍼할 줄 알고 울어보는

깔끔한 처지를 생략해서이다.


그의 말대로

벗겨져도 같이 벗겨지고 덮여도 같이 덮이는

흠집이 내가 되고 내가 흠집이 되는

(光, 박준 2012)


그런 관계였다면 베일 듯한 상처가 아닌

새 살로 남지 않았을까.


당신도 그리고 나도

베일 듯한 상처를

서로 덮어주는 새 살이었으면 한다.


쓸쓸한 가을도 다가올 겨울도

벗겨지고 덮이며

흠집을 메우는 그런 사이였음 한다.


작가의 이전글 프리랜서에게 휴식이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