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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업공방 디렉터 Jul 23. 2023

그래, 잘 한 결정이었어

자기 가치관과 일치되고자 하는 삶

휴가차 부모님이 올라오셨다. 늦은 시간이지만 거실에 앉아 사는 이야기를 나눴다. 부모님은 내가 퇴사 후 (금전적으로) 잘 사는지, 손주들 키우는데 지장은 없는지 늘 걱정이시다. 그래서 굳이 대충 어느 정도 벌고 있고 일은 어떻게 재밌게 하고 있는지 설명을 보태는 편이다. 그래야 다음 이야기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한 가지 에페소드를 소환하셨다. 내가 퇴사하게 될 즈음 부모님은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셨는지 고향에서 사업체를 제법 크게 운영하시는 사장 삼촌과 급하게 서울로 올라오셨다. 그리곤 사업체 중에 하나를 맡아 운영해 보면 어떻게냐고 제안하셨다. 내가 10년 동안 치료사로 일하며 받았던 월급보다는 훨씬 더 챙겨줄 수 있다는 말과 함께 말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나는 며칠 뒤 삼촌께 긴 편지를 써서 거절을 했다. 제안도 감사하고 경제적 조건만 보면 너무 매혹적이지만 내가 살아온 경험과 가치관에 맞지 않고 지금 내가 할 일이 뚜렷하진 않지만 마음만은 설렘이 있다는 취지의 편지였다. 편지 마지막에 삼촌도 지금까지 사업체 키우셨지만 처음에 “내 사업“이라는 걸 시작할 때 막연했지만 설레고 이뤄 내고 싶고 그러지 않았느냐 그러니 이해해 달라고 말씀드렸다.


그 일이 있고 오늘! 아버지가 하시는 말이 ”안 내려와서 다행이다. “ 였다. 이유는 이버지가 볼 때도 아들이 더 잘하고 재미있게 할 일은 지금 하고 있고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드셨기 때문이었다. 뿌듯하고 감사한 저녁이다.


내일부터 휴가 시작이다. 부모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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