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계획은 세워야지
매해 8월 말 9월이 되면 다음 해 교육플랫폼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 9월도 절반 이상이 지났는데 그렇다 할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어떤 강사를 섭외하고 강의를 열지도, 회원제를 어떻게 해 나갈지, 그 밖에 재미난 기획은 없을지 다방면으로 고민을 하고 있는데 고민의 이유 중 하나는 작업공방과 같이 교육을 열고 사람을 모으는 개인과 조직이 정말 많아졌기 때문이다. 형태든 내용이든 비슷한 느낌은 피하고 싶은거다.
그렇다면 또 질문을 던져야 한다.
나는 이 교육플랫폼을 왜 유지하려고 하는가? 먹고사는 문제 때문인가? 사실이다. 하지만 이유의 한 부분이다. 유지할 뿐 아니라 더 나은 작업공방을 만들고자 하는 이유는 3년 동안 작업공방에 기대어 꾸준히 성장하는 치료사들 때문이다. 작업공방의 존재 자체를 반가워하고 좋아해 주는 사람들 때문이다. 이 사람들 때문에 내가 퇴사를 결정하지 않았던가. 그래 24년도 새롭고 더 좋은 계획을 빨리 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시작하는게 먼저일듯 하다.
그리고 또 질문...
작업공방은 작업치료사들의 어떤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가? 협회나 학회 교육에서 만나지 못하는 유용한 강의를 온라인에서 실시간 또는 VOD로 편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운동, 독서, 미라클모닝, 영어회화 등 소모임을 통해 건강한 삶의 토대를 잘 쌓을 수 있다. 치료 파트를 떠나 작업치료의 핵심 가치인 '작업'을 근거를 제시하고 임상현장에서 적재적소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나는 작업공방을 운영하면서 어떨 때 가장 희열을 느꼈는가? 숨은 고수를 발견하고 강의에 올렸는데 강사에게 "이런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들을 때, 참가자로부터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강의를 열어주셔서 그것도 집구석에서 들을 수 있도록 해주셔서 감사해요. 육아기 공백에 대한 두려움을 이길 수 있었어요."라는 말을 들을 때다. 그렇다면 내가 해야 할 일은? 버거워할게 아니라 작업치료계 숨은 고수를 찾아 나서야 한다. (23년 50여개의 유료 특강을 계획하면서 작년에 많이 힘들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처음부터 지금까지를 걸어온 걸음을 점검하고 24년도 그리고 5년 10년 후를 그려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래, 조용한 제주도에 숨어서 하루 이클 보내고 오면 참 좋겠다. (이 글을 아내가 볼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