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혼자 가는 제주도
2021년 10월 18일 월요일
D-3
아침 9시 20분 기상.
아직 10분 남았다.
10분 뒤인 9시 30분. 제주 공항에 집결하는 사람들의 피켓팅이 시작된다.
바로 '제주 마음 샌드' 사전 예약.(수령 3일 전부터 예약이 가능하다)
마음 샌드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친한 동생 덕분인데,
한동안 뜸했던 녀석에게서 어느 날 갑자기 연락이 왔다.
"누님 바쁘십니까??"
오랜만에 밥이라도 한 끼 하자는 건가 했는데 이번에 제주도에 다녀왔다며 줄 것이 있다고 했다.
다음날 약속한 시간.
만나자마자 대뜸 선물부터 내민다.
'제주 마음 샌드??'
처음 들어본 과자였다.
늦게 와서 한껏 갈구려고 했건만 할 말 없게 만드네.
누나라고 뭐 챙겨준 것도 없는데 먼저 연락하고 귀한 것을 선물로 주어 너무 고마웠다.
선물이 널 살렸다. 다음부턴 늦지 말도록.
원래 맛집을 일일이 찾아다니는 편도 아니고,
맛집을 가도 어디선가 먹어본 그런 맛이라 느끼기 때문에
이번에도 별 기대 없이 호기심 반, 의심 반의 심정으로 한입 베어 물었다.
철이 없었죠. 먹기도 전에 의심부터 했다는 게.
피켓팅 할만한 맛.
둘이 먹다가 둘을 죽... 이고 뺏어 먹고 싶은 그런 맛.
언젠가 제주도에 가게 되면 꼭 사 먹고 마리라.
(과거 회상 끝)
그리고 오늘이 바로 그날.
결전의 날.
수강신청에 치열했던 학부생 때로 돌아간 기분이다.
9시 29분
나의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숨이 막히기 시작한다.
9시 30분
자꾸 엉뚱한 걸 클릭해 애를 먹었다. 손가락이 원망스럽다.
결과는?!!!!
60초 뒤에 공개됩니다.
그런 것은 없음.
9시 31분
제주 마음 샌드 2개, 예약, 성공적.
내가 하지 못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2021년 10월 19일 화요일
D-2
브런치의 알람이 나를 깨운다.
<개조카와 함께하는 엉망진창 일상>의 조회수가 1,000을 돌파했다는 알람이었다.
2,000
그리고 3,000.
계속해서 올라가는 조회수.
김첨지는 뜻하지 않게 찾아온 행운이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다. (김 씨는 아닙니다만)
결국 그날 밤.
개조카의 글은 조회수 6,000을 넘으며 장을 마감하였고,
6,000 뽕을 직접적으로 맞은 김첨지는 정신이 혼미해져 캐리어를 싸지 못하였다고 한다.
이 정도 조회수 남들에겐 별거 아니겠지만 나한테는 키세끼이다. (きせき키세끼 : 기적)
그리고 이틀 뒤, 제주도에서의 첫날밤. 이 글은 10,000 뷰를 찍고야 만다.
나의 목표 중 하나였던, 플러깅(plugging).
플러깅(비치클린)을 하기 위해 일정이 맞는 단체를 찾아보았지만 공교롭게도 없.었.다. 오름이 있는 내륙이나 훨씬 떨어진 장소의 비치클린을 위해 단체들이 이동했다. 그래... 매주 같은 바다만 청소할 수는 없으니까.
혼자서는 자신이 없었다. 동네 코 앞 플러깅도 못하는 내가 제주도에서 플러깅을, 그것도 해양쓰레기를 청소할 수 있을까.
계속해서 서칭을 해본다.
새로 올라온 플로깅 모집글.
장소는 이호테우 해변.
숙소에서 버스로 1시간은 족히 가야 하는 곳이었다.
3박 4일이라는 짧은 일정 동안 협재에서의 평화로운 시간을 보낼 것인가. 반나절을 포기하고 이호테우까지 가서 플러깅을 할 것인가.

일단 신청하자. 한 번 신청해보자.
그렇게 협재에서의 반나절을 이호테우 플로깅에 반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