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혼자 가는 제주도
한 해의 마지막, 연말.
고작 31에서 1이라는 숫자로 돌아가는 것인데, 연말만 되면 한 해 이상의 것이 끝난다는 느낌이 든다.
그때도 마찬가지였다.
때는 세기말.
세기 말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기억할 것이다.
그때는 이 세상이, 지구가 종말 할 것이라는 선동과 유언비어가 전 세계를 흔들고 있었다.
내가 살던 작은 세상이 조만간 파괴될 거라는 막연한 불안감과 자포자기의 심정이 뒤섞이며 사람들은 양분됐다. 폭주와 고요.
우리 집은 종교도 뭐도 없는 집안이었으니 당연히 2000년이 되는 순간 세상이 멸망할 거라는 종말론은 씨알이 먹히지 않았다.
세상이 멸망해도 학교는 가야지.
죽을 때 죽더라도 학원 와서 죽어라.
그 당시 어른들의 기본적인 사고방식이 저 정도였으니 등짝 맞기 싫으면 정신 차리고 살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세상이 멸망하는 것보다 더 무서웠던 등짝과 체벌.
나 또한 이런 분위기에 영향을 받아 혹세무민 용 유언비어, 미신이 떠돌아도 웬만한 것에는 심드렁한 어른이 되었다.
오히려 남을 믿지 못하고 의심이 많은 것이 흠이라면 흠이랄까.
불신 외길 인생.
Q. 6개월 뒤에 지구가 멸망한다면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
조만간 내 인생이 끝난다면 우리는 지금처럼 이성과 상식을 유지한 채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을까. 거짓 선동하지 말라며 비웃거나 무시할 수도 있고, 두려움에 될 대로 되란 식으로 깽판을 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에 하나 내 수명의 디데이를 알 게 된다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내 삶의 마지막 끝맺음을 잘할 수 있을까.
관짝에 들어갈 때 나는 웃고 있을까. 아님 울고 있을까.
캐리어를 가득 채웠던 옷가지와 짐들을 소포로 보내고 나니 비로소 마음이 가벼워졌다. 이제 비운 캐리어를 다시 채울 차례다.
다음 목적지로 가기 전에 잠시 부두로 가 협재 해변의 석양을 눈으로 담아봤다.
하루의 마지막, 소멸과 종말이 과연 두렵기만 하다 말할 수 있을까.
끝이 있기 때문에 우리에겐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 휴식의 시간이 주어지는 것은 아닐까.
힘깨나 있던 사람들이 열망했던 영생의 삶.
그것이 성공한다 하더라도 그 삶이 우리의 생각만큼 아름답진 않을 것이다.
미디어에서 뱀파이어는 늘 아름답고 매혹적인 존재로 그려낸다.
영생의 삶이 매혹적으로 보이는 것은 나이를 먹어도 늙지 않는 모습 때문일 것이다.
영원한 젊음.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젊음
젊지 않아도 아름다운 삶.
시간이 흐르고 그에 따라 나이를 먹는데도 외모가 조금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부자연스럽고 기괴한 삶이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과거와 달라진 것은 외적인 부분만이 아니다.
과거의 나보다 발전된 나의 모습을 보는 것은 인간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1년 전의 내가 해내지 못했던 모습, 마음의 여유, 능력치. 그것이 더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요즘의 내가 누리는 커다란 기쁨이다.
내년의 나는 어떤 일에 자극을 받아 어떤 일을 할 수 있게 될까.
다시 돌아오지 않을 하루가 새로운 하루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석양을 등지고 협재 해변에 있는 스타벅스로 들어왔다.
올해 2022년 6월 10일부터 일회용 컵으로 음료를 주문할 경우 300원의 보증금이 부과된다고 한다.
스타벅스 협재점은 다회용 컵 사용 시 1,000원의 보증금을 내야 하는 제도를 진작부터 시행하고 있었다. 몇몇 시민들은 보증금 부과에 대해 불평 하지만 결국엔 더 나은 우리의 삶을 위해 이 정도의 귀찮음은 감수해야 한다는 것은 동의할 것이다.
비닐봉지 사용 시 그 값을 지불하는 정책이 시행되면서 많은 자영업자분들이 고생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일부 못된 시민들의 불평불만을 현장에서 듣는 것은 그분들이기 때문이다.
정책 시행 초기, 비닐봉지를 무상으로 제공하지 않으면 고객에게 욕설을 들었고, 무상으로 제공하면 파파라치라는 인간들이 신고를 해 벌금을 물었다. 현재 이러한 정책이 시민들에게 정착된 데는 그분들의 노고가 크다고 생각한다.
일회용 컵 보증금 정책이 시행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많은 불편함을 호소하겠지만 결국엔 이러한 귀찮음도 잠시 잠깐일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이런 사소한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비거니즘의 지향점도 결국에는 환경문제와 연관이 있다.
비거니즘에 대한 오해 중 하나는 과도한 육식 섭취를 줄여야 하는 것만이 비건이라고 여겨지는 것이다. 비거니즘을 지향하게 된 계기가 단순히 동물이 불쌍해서, 동물 복지를 위해서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론 그것은 비거니즘의 일부분일 뿐이다.
사람들마다 비거니즘의 길을 걷게 된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1. 동물을 착취하는 것(동물 실험, 인위적 개량, 펫숍, 동물 카페, 동물원, 서커스, 동물 가죽 제품, 식품)에 대한 반대
2. 건강상의 이유, 체질적인 이유
3. 환경문제(온실가스, 남획 문제, 토지, 산림 훼손)
4. 전염병, 비위생적인 공장식 사육으로 인한 항생제 남발이나 무분별한 섭취로 인한 인수 공통 감염(코로나, 광우병, 메르스 등)
동물 복지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시피, 과도한 육식 섭취로 인해 거대해진 공장식 축산업에 대한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공산품처럼 기계식으로 생산되고 도살되는 동물들에 대한 윤리적인 문제가 그것이다.
더불어 우리의 삶을 편하게 하기 위해 동물 실험을 남발하거나, 인간위주의 사고방식으로 그들의 종을 장난감처럼 개량하는 방식으로 그들을 소비하는 것을 지양하는 것이 비거니즘의 일부라 할 수 있다.
비건을 공격하는 사람들의 논리는 그럼 '동물의 왕국'이나 '내셔널지오그래피'의 다큐는 불쌍해서 어떻게 보냐고 말한다.
야생의 동물들은 재미로, 장난으로, 유희로 다른 동물을 사냥하지 않는다.
그들은 어느 정도 배를 채우고 나면 다른 동물을 더 먹기 위해 욕심을 부리거나 죽이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은 스포츠의 일부로, 재미로 동물을 사냥한다. 귀엽다는 이유로 동물원이나 동물 체험 카페에 간다. 인간과 신체가 다른 동물을 실험에 이용한다. 그리고 그런 제품을 소비하며 학대를 방조한다.
비거니즘을 시작하는 또 다른 이유로는 건강상의 이유도 있다.
나이를 먹고 새롭게 생긴 지병 때문에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알레르기로 인해 어린 나이에도 육류 섭취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어렸을 때 반에 햄을 먹지 못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 시절 소풍 도시락으로 김밥은 국룰이었으므로 친구들의 김밥엔 다양한 취향의 내용물이 들어가 있었다. 누구의 김밥엔 무엇이 들어가 있는지 이야기하며 나눠먹는 재미도 있었다.
한 친구의 김밥엔 특이하게 햄이 들어가 있지 않았다.
당시엔 친구의 어머니가 편식에 엄해 햄 대신 야채만 넣었다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들어보니 그 친구는 햄을 먹으면 알레르기 반응이 올라와 먹지 못하는 체질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다양한 이유와 생각으로 모이게 된 것이 '비건'이다.
고기를 죽어도 포기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동물 복지 인증 마크'가 붙은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동물 복지 인증 마크를 받은 농가에서는 까다로운 규칙을 갖고 동물을 사육하고 도살한다.
소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인증 마크를 받은 농가의 소들은 사료의 절반 이상을 풀로 급여하도록 되어 있으며, 일반 농장 2배 크기의 사육장에서 사육되고 방목이 가능한 부지를 의무적으로 갖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인증을 받기 위한 조건이 까다롭고 유지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전체 농가 중 단 10곳 정도만이 이러한 인증마크를 갖고 있다. 고기를 끊지 못하는 이들이 동물복지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마크가 붙은 농가의 식품을 이용해 소비 가격을 낮추게 하고 더 많은 복지 인증이 붙은 농가들이 늘어나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내 주위에도 비거니즘에 관심은 있지만 육류를 포기하지 못하거나 건강상의 이유로 육류 섭취를 전면적으로 끊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방식으로 동물 복지를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
지구를 위해서는 육식 섭취를 줄이고 대체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나 비건을 하고 있는 사람들조차도 완전 비건을 추천하고 있지는 않다.
비거니즘은 소수가 한두 해로 끝낼 수 있는 일이 아닌 많은 이들이 우리의 삶이 계속되는 한 오랫동안 지속되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 또한 비건에 대한 관심은 있었지만 육류나 가금류를 끊는 것에 막연한 두려움 같은 것이 있었다.
비건을 시작했다가 여러 가지 이유로 다시 그전의 상태로 돌아가게 됐을 때 돌아 올 자기 비하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정도도 못해내는 '패배자'가 되면 어쩌지.
하지만 지금은 그것을 실패라 생각하지 않는다.
신년 목표를 성공하지 못했다고, 미라클 모닝에 실패했다고, 내가 원하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그것이 나란 인간이 실패한 인생, 인간쓰레기가 아닌 것처럼. 비거니즘을 지향하다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끈기 없는 나약한 인간임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비거니즘을 지향한다고 완벽해질 필요는 없다.
현재의 나는 육류 섭취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 가금류 또한 마찬가지다.
예외적으로 누군가와의 만남이 있는 경우, 그리고 여럿이 음식을 나눠먹는 경우. 한 번씩 고기가 부수적으로 들어간 음식을 먹기는 하지만 고기 섭취는 최대한 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 시국이다 보니 누군가와의 만남이 최소화되어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일의 특성상 평소엔 주로 혼밥을 하고 있다.)
나의 부모님은 배달 음식은 싫어하는 옛날 분이니 다행히 갑작스럽게 배달된 치킨이 나를 유혹할 일도 없다.
비거니즘을 지향하기 전에는 곱창과 삼겹살, 순댓국은 없어서 못 먹을 정도로 좋아했다. 제일 걱정을 했던 부분이 입에서 고기를 원할까 봐 였다. 하지만 막상 비거니즘을 하게 되니 생각보다 육류에 대한 갈망은 들지 않았다.
단, 육류 섭취를 줄인 만큼 내 몸을 위해 다른 단백질 식품을 찾아야 한다.
처음에는 육류를 끊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서 비건 선배들의 조언을 무시하고 대체식품 섭취를 성실히 하지 않았다. 원래도 고기 외엔 다른 단백질 섭취를 하지 않았는데 비건을 시작하며 그 고기마저 먹지 않았으니 몸에서 바로 신호가 왔다.
고기를 끊는 경우엔 보통 대체육이라는 것을 섭취하게 된다.
비건을 조롱하는 사람들은 비건들이 고기 맛이 그리워 대체육을 섭취한다고 말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고기 맛이 그리워 대체육을 섭취한다기보다는 고기 대신 고기처럼 생긴 콩 맛이 나는 단백질을 섭취하려고 대체육을 먹는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누군가는 대체육에서 고기 맛이 나 좋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대체육에서 고기 비슷한 느낌도 찾을 수 없다.
물론 가끔씩 신기한 제품들도 존재한다.
분명히 식물성 단백질이 들어간 식품인데 엄청난 육즙이 느껴지는 비건 만두. 이 정도의 맛을 낼 수 있다니 비건 시장이 점점 커지고 발전하고 있다는 것은 맞는 말인 것 같다. 비건에는 관심 없는 이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맛이다.
고기 대신 섭취하는 또 다른 단백질에는 두유가 있다.
젖소는 평생 우유를 생산해내기 위해 끊임없이 임신과 출산을 반복한다. 그렇게 태어난 새끼 송아지는 암컷이라면 엄마젖 대신 대체물을 먹고 자라 우유를 생산해 내는 또 다른 젖소가 된다.
수컷은 소고기나 송아지 고기가 된다. 송아지 고기는 태어난 지 하루 이틀 된 새끼 송아지를 일부러 굶겨 빈혈 상태로 만들어 도살한 것을 말한다. 빈혈 상태로 만들어야 송아지 고기가 부드럽기 때문이다.
보통 젖소의 가치는 3년으로 보고 있는데, 이때 젖소의 생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3년이란 짧은 삶을 산 젖소는 더 이상 임신을 할 수 없고 우유 생산성도 떨어지기에 가치가 없어진 젖소는 도살된다.
소의 수명은 보통 15년이다. 다큐멘터리 워낭소리의 소는 40년을 살았다.
내가 누군가의 모유를 빼앗아 먹고 있다는 생각에 라떼를 마실 땐 우유 말고 두유 옵션이 가능한 카페를 최대한 이용하고 있다.
나를 비거니즘으로 이끌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환경 문제다.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자연이 훼손되는 것도 있지만 축산업이 확대될수록 그만큼 산림을 훼손해 사육장을 만들거나 사료를 만들기 위한 경작지가 확보하기 위해 숲을 파괴한다. 그것을 경작하기 위한 물 소비량 또한 마찬가지다. 또한 가축의 분뇨나 메탄가스는 토양, 수질 오염, 지구 온난화에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거니즘은 금욕을 잘하는 소수의 몇 명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우리 모두 우리가 모르는 새 실천할 수 있는, 실천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음식을 남기지 않는 것, 남은 음식을 포장해오는 것.
재활용 잘하기,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텀블러 사용하기.
이 모든 것이 비거니즘이고 환경을 위한 길이다.
그래서 식품 섭취 조절을 하지 못한다고 해서 내 삶이 비거니즘과 멀다고, 그 길에 함께 할 수없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 평소에 텀블러 사용을 생활화하거나 잔반을 남기지 않거나 시장이나 마트에 갈 때 에코백을 사용한다면 나 또한 비거니즘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비거니즘이 엄청 거창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주일에 한, 두 끼 정도는 완전 비건식을 먹어보거나 동물 실험 제품을 사용하지 않거나 에코백, 텀블러를 사용하기. 필요한 물건이 있다면 당근 마켓에서 먼저 조회해보고 구매하기. 예쁜 쓰레기 구매하지 않기. 음식 남기지 않기. 갖고 있는 제품 최대한 오래 입고 쓰기, 분리수거 잘하기.
이것이 내가 생각하고, 실천하는 비거니즘이다.
요즘엔 식물성 식품도 마트, 편의점 등에 잘 나와 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걱정하는 접근성이나 진입장벽도 점점 낮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소위 말하는 인스타 핫플 중에는 비거니즘 식당, 카페도 있다. 인터넷 쇼핑몰엔 비건 식품과 화장품 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대기업도 비건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우리가 자주 가는 편의점과 스타벅스에도 비건 푸드가 판매되고 있다.
비건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정말 사소한 것들이다.
가끔씩 육류, 가금류 등을 섭취한다고 내가 인간쓰레기나 이중적인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게 무슨 비건이냐고 조롱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이 제일 중요한 포인트다.
가수 이효리 님이 비거니즘을 하겠다고 선언한 후, 무수히 많은 조롱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중에는 이효리 님이 입고 나온 동물 가죽 재킷(모피)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비건이 동물 복지만을 말하는 것임이 아님에도 편협한 사고방식을 가진 그들은 동물 재킷을 입은 이효리 님을 비난했다.
사실 비거니즘이 지향하는 것 중엔 동물 가죽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있기는 있다.
하지만 내가 비건을 하기 전에 구매한 제품이 있다면 혹은 모르고 구매했다면 그것을 최대한 오래 입고 버리지 않는 것이 비거니즘이 지향하는 길이다. 옷을 버리게 되면 그것 또한 쓰레기가 되기 때문에 물건 자체를 최대한 적게 사고 만약 사게 되더라도 중고로 사거나 파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비거니즘이다.
그리고 비건을 지향하더라도 사람마다 어떤 지점에 포인트를 두고 있느냐에 따라 계획할 수 있는 것이 또 다를 것이다. 나의 경우엔 육류, 가금류 섭취는 최소한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계란이나 생선 등은 끊지 못하고 섭취하고 있다.
이러한 지점을 생각하지 못하고
비건을 하는, 비건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원칙에 어긋난 행동을 한다면 나라를 팔아먹은 것보다 더한 비난을 퍼붓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현재 비건을 하고 있는, 앞으로 비건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비거니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장벽을 만드는 이유 중에 하나라 생각한다.
모피 제품 소비 논란이 있고 난 뒤,
제인 구달은 이효리 님과의 만남에서 이런 말을 한다.
누구나 하루아침에 모든 걸 바꿀 수는 없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맞는 말이다.
비거니즘을 지향하는 우리는 인간이다. 완벽하지 못한, 불완전한 인간.
끝으로 대체육 개발이나 대체 식품과 관련된 기사에 동물이 불쌍하면 식물이 불쌍하지 않냐는 댓글을 다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나 아닌 다른 존재를 생각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이 당신들에게 비난받을만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동물이 불쌍하면 식물은 안 불쌍하냐는 무적의 논리로는 이해할 수 없겠지만 완전 비건을 하는 혹은 비거니즘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나 아닌 다른 존재를 위해 자신의 삶 일부를 포기하며 살아가고 있다. 나 아닌 다른 존재의 범주가 동물일 수도 있겠지만 환경 문제에 자체적으로 대응할 수 없는 가난한 국가와 사람일 수도 있고, 우리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지구의 문제일 수도 있다.
누군가는 남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누군가는 그런 사람들의 노력을 비웃고 지랄들을 한다고 조롱한다.
그들이 갖고 있는 편협한 사고방식으로는 죽어도 알 수 없겠지만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면 조롱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과거보다,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하여.
내 인생의 종지부를 웃으며 찍길 바라며.
PLEASE. LOOK UP.
* 비거니즘에 관심을 갖게 만든 책 '나의 비거니즘 만화'. (보선 작가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