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처가에 가면 길냥이들을 만납니다. 어느 날 한쪽 눈을 다친 길냥이가 측은해서 먹을 것을 주었더니 만날 때 마다 나타나서 애절한 목소리로 찾기 시작하였습니다. 처가에 갈 때 마다 먹이를 사 가는게 일상이 되었고, 한 마리이던 길냥이들이 차츰 늘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새끼 두마리를 더 데리고 와서 모두 7마리가 되었습니다. 갈색 치즈를 닮은 엄마고양이는 치마, 아빠 고양이는 치빠, 아기 치즈와 치타는 한 가족입니다. 검은색에 하얀색 반달무늬를 가진 까뮈, 이름을 짓지 못한 두 마리.... 비바람에 몸이 젖을까 싶어 깨진 플라스틱 그릇과 스티로폼으로 임시 식사 장소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치빠가 제 차위에 올라가서는 한동안 저만 바라봐 주었습니다. 고맙다는 인사를 너무 격하게 하여 차 위에는 치빠의 발자국이 지문처럼 도배되었습니다. 올 겨울 추위를 무사히 잘 이겨내고, 더 이상 떠돌이 묘생을 정리하고 이곳에서 영생하기를 빌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