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들리는 카페가 있습니다. 카페 사장님은 다육 식물을 키우는 데 진심이십니다. 카페 입구부터 실내까지 이름도 모르는 다육이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다육이들이 심어진 화분도 다양하고, 공간 배치도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습니다.
그 중 유독 눈에 띄는 다육이 '연화바위솔'이 있었습니다. 거칠게 구워진 토기 화분에 길다랗게 새끼들을 거느린 다육이들을 보면 볼 수록 신기하였습니다. 이 아이들은 어떻게 번식을 하는 지 궁금해졌습니다. 얼핏 보면 몸통 옆구리에서 자신을 닮은 2대가 탯줄을 달고 자라는 듯 하였습니다. 카페 사장님께 번식 방법을 물어봤더니 자신도 다육이에게 직접 물어보지 않아 잘 모른다고 웃으십니다. 적당히 자라면 잘라 독립시켜 주는 것만 한답니다. 물론 농담으로 던진 말씀입니다.
분명 한 몸에서 태어났지만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없습니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어도 각자의 방향이 또 정해져 있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한 몸에 붙어 있지만 서로의 방향이 있습니다. 함께여서 외로워 보이지는 않지만 만나지도 못하고 대면하지도 못한다고 생각하니 외로워 보였습니다. 다육이들이 외로움을 안다면 얼마나 슬플까요? 외로움은 인간의 몫으로 남겨 놓기로 하였습니다. 누군가 좋은 주인을 만나면 다육이들의 외로움은 더 이상 외로움이 아닐 것입니다. 우리 모두 더 이상 서로 다른 곳만 바라보며 외로워하는 사람이 되지 않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