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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난나나 Oct 16. 2024

맘카페에 주눅드는 선생님

 대한민국 교육을 흔드는 그룹이 '맘카페'와 '학부모회'라는 말을 교직에 있으면서 수없이 들었습니다. 특히 맘카페는 선한 영향력으로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앞장서지 못하고, 온갖 인격 모독성 비난과 비방으로 장식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SNS라는 공간의 즉시성과 익명성은 카페의 규모를 키웠고, 이제는 하나의 권력이 되어버린지도 오랩니다.

문화일보 2023.07.28 인터넷 뉴스 이미지 갈무리

  확인되지 않은 정보와 내용들이 검증되거나 정제되지 않은 상태로 SNS에서 떠돌고,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확대 재생산되어 새로운 피해자를 양산하기도 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연대의식과 동료의식이 형성되어 서로의 주장과 의견을 믿어버리고 동조하는 현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건전한 비판과 합리적 의견 개진은 때로는 매도당하기도 합니다.

  자녀를 키우는 엄마들의 의사 소통을 목적으로 출발하였지만, 이제는 자영업자를 집단 매도하여 폐업하게 하기도 하고, 수백원대 상품권 사기가 일어나는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젊은 엄마들이 소아과 진료가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들면 맘카페 등에서 악의적 소문을 퍼뜨려 동네 소아과가 문을 닫게 만든 경우가 대표적인 폐해 사례입니다. 자녀 양육이나 교육 관련 정보와 노하우를 나누던 초기의 목적보다는 이익 집단 또는 권력 집단으로 정착된 지 오래되었습니다. 이들을 가리켜 '맘충'이니 '유모차 부대'니 하는 여성 오적 표현이나 편견들이 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선생님, 맘카페에 선생님 관련 글 올라 왔네요."


  아침에 도착한 학부모의 문자 하나로 신규 발령받은 선생님은 혼란에 빠집니다. 무엇을 하여야 할 지 감정을 누그러뜨릴 수가 없습니다. 그냥 맘카페에 글이 있다는 소리만으로도 공포와 불안을 만들어 냅니다. 학기초에 담임 선생님이 결정되면 그 때부터 품평이 쏟아집니다. 새로 전입해 온 선생님도 전임 학교 맘카페로부터 입수한 내용들이 공유되기 시작합니다.


  "선생님이 아이들을 너무 사랑해서 고맙다는 글이라던데요."


  그제서야 선생님은 안도의 숨을 몰아쉽니다. 자라보고 놀란 선생님은 솥뚜껑 보고도 놀랍니다. 아직 경험하지 못한 선생님들은 언제 맘카페에 자신의 이야기가 올라올지 몰라 전전긍긍 합니다.

 수업을 담당하는 선생님들은 맘카페에 불안을 느끼며 학생들을 가르칩니다. 모두를 만족할 수 없기에 누군가는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는데, 맘카페에 불만 내용이 올라오면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일반화를 시켜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맘카페에서 한 발 물러나서 바라보면 내 아이가 다니는 학교가 보입니다. 내 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문제를 맘카페 차원에서 논의하고 소통이 될 정도면 그 학교는 심각한 내부 문제를 가지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학교는 대한민국에 극소수입니다. 대부분의 학교는 자정 능력과 학교 교육공동체와의 협력을 통해 슬기롭게 극복하고 치유하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삶의 휴식과 같은 시간과 공간이 필요합니다. 바다가 보이는 카페는 그 자리에 있으므로 내가 찾아가서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새길 수 있는 공간이 됩니다. 학교가 아이들과 학부모와 지역사회에 그런 카페와 같은 공간이 되도록 힘을 보태 주십시요.


 -  내 아이의 학교가 성장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 단위 학교 학부모회나 운영위원회에 적극 의견 개진을 합니다.  학교내에서 일어나는 연대감이 중요합니다.

 - 학교 교육활동에 적극 참여해 보십시요. 학교 교직원들의 열정이 느껴집니다.

 - 학교가, 선생님이 힘을 얻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도움이 되는 공동체로 만들어 주십시요.

 - 학교 교육과정 운영 및 설계에 함께 참여하고 실천에 응원을 보내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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