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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을 함께 하는 모든 이들이게

by 유 정

일상이 흑백화되고 색다른 관심사가 사라진 무기력의 나날. 마음에는 구름이 가득하고, 끊임없는 불안과 스트레스는 마치 폭풍전야처럼 고요한 듯 아슬아슬하다. 우리는 때로 '자유'를 갈망하지만, 그 자유가 무엇인지조차 분명히 알지 못한다. 자유를 꿈꾸며 내딛는 걸음은 종종 자기기만의 굴레 속에 갇히기도 한다. 자유롭지 않은 자유, 시간을 먹어가는 시계처럼 느리게, 그러나 멈추지 않고 흐르는 그 모순.


우리는 왜 자유를 원할까? 그리고 왜 그토록 자유를 원하면서도 자유를 온전히 누리지 못할까. 이는 단순히 외부 환경의 문제라기보다, 우리 내면에 있는 자아의 대립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세상의 틀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틀 안에서 익숙함과 안정감을 느끼는 우리 자신.


자유를 좇아 떠난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는 모든 것을 뒤로하고 낯선 곳으로 떠났다. 낯선 풍경, 낯선 사람들, 낯선 공기가 그의 앞에 펼쳐졌지만, 그가 발견한 것은 오히려 자신의 내면 깊숙이 숨겨진 또 다른 '틀'이었다. 그 틀은 외부의 억압이 아니라 그가 스스로 만든 두려움과 한계였다. 한계를 마주하면 담담하고도 자신 있게 수용할 수 있을 줄 알았으나, 결국 자기 자신에게 화를 내고 마는 결과를 마주했다. 자유를 찾으려는 여정이었지만, 결국 그는 자신으로부터의 자유를 필요로 하고 있었다.


자유란 단순히 "어디로든 갈 수 있다"는 가능성이나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권리가 아니다. 그것은 스스로를 이해하고, 내면의 구속에서 벗어나며, 자신의 욕망과 두려움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용기다. 마음의 구름을 걷어내고, 불안의 폭풍을 마주하며, 시계처럼 반복되는 일상의 무게를 견디는 힘이다. 자유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자유를 꿈꾸는 이에게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다. 자유를 얻으려면 먼저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자유는 그저 또 다른 무거운 짐이 될 뿐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순간, 우리는 자유를 향한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그리고 그 걸음이 모여 우리의 삶에 색채를 되찾아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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