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목소리로 글을 들었다. 편의점하신다 하셨다. 젊을 적 수학 지도 경험을 살려 손자, 손녀 공부를 봐준다고.그녀는 늘 살갑지 않은 과거 자신을 반성했고, 딸에 대한 미안함을 얘기했다. 일몰과 칠흑의 어둠에 물드는 하늘,전깃줄과 울긋불긋 다양한 꽃을사진에 담으셨다.나이 들어 배운 그림 공부가 재밌다 하셨고, 한국의 '그랜마 모지스'를 꿈꾸셨다.
불과 석 달 전이다.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를 함께 읽었다.굳건히 자신의 인생을 사는 스토너가 때론 답답해 보여도 그런 삶을 살고 싶다 하셨다.
차창 밖 해 질 녘 나뭇가지에 슬픔이 몰려온다.
책장에 꽂힌 <스토너>를 보아도, 길을 건너는 할머니를 뵈어도 글벗 생각에 눈시울이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