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나의 아이야

너에게 수많은 감정을 배운단다.

by 온오프

사랑하는 나의 아이야.


네가 걷는 자리마다

가만히 꽃이 피어나고,

그 꽃 향기가 너의 마음까지 스며들어

메마른 날에도 오래 남아 있기를 바란다.


겨울 끝에야 비로소 피어나는 것들처럼,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너의 시간 속에 자리 잡기를 바란다.


때로는 돌부리 많은 길이라도

작은 들꽃 하나가 눈을 맞추어

말없이 너를 위로하기를 바란다.


찬 바람 부는 날,

주머니 속에 넣어 둔 손처럼

그 위로가 오래 따뜻하기를 바란다.


사랑하는 나의 아이야.


세상은 끝없는 배움으로 가득하지만

그 무엇보다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사랑하는 법,

그리고 사랑받는 법이라는 걸

네가 천천히 깨닫기를 바란다.


겨울 해가 짧다고 해서

빛이 사라진 것은 아니듯,

사랑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너를 단단하게 지켜 줄 테니까.


사랑하는 나의 아이야.


차가운 겨울 바람에도

내 품에서 조금은 따스하고,

타는 여름 볕 아래에도

내 그늘에서 잠시 쉬어 가기를 바란다.


네가 힘겨울 때

내 품이 작은 쉼터가 되기를,

긴 계절을 지나 다시 걸어갈 힘을 얻기를 바란다.


사랑하는 나의 아이야.


너는 자라 언젠가

내 품을 떠나야 하지만,

그 날개가 두려움 없이

너의 하늘을 가르기를 바란다.


나는 너의 우주였으나

너는 나의 전부였으니,

더 큰 세상으로 훨훨 날아가길 바란다.


겨울나무가 잎을 모두 내려놓고도

다시 봄을 준비하듯,

보내는 일 또한

사랑의 한 모습이라는 걸

엄마는 배워 가는 중이란다.


사랑하는 나의 아이야.


아주 먼 훗날

내가 너와 이별하는 순간에도

너는 오래 슬퍼하지 말고,

잠시 눈물 흘린 뒤

우리가 함께한 날들을 떠올리기를 바란다.


그 기억이

추운 밤을 건너는 작은 불빛이 되고,

네 길을 비추는 별이 되기를 바란다.


사랑하는 나의 아이야.


이기적이게도,

엄마는 다음 생에도

네가 다시 내 아이로 태어나

오늘처럼 내 곁을 찾아와 주기를 바란다.


너는 언제나 내 하루를 밝히는 빛이었고,

작은 숨결 하나에도

내 마음은 울고 웃으며 흔들렸다.


네가 처음 웃던 날,

내 손을 꼭 잡아주던 순간,

엄마를 부르며 달려오던 발자국 소리까지

모두가 나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어주었다.


그러니 먼 훗날에도,

또 다른 계절 앞에 함께 서서

너의 엄마로 불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