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온오프조이 Jul 14. 2023

<프리랜서의 삶>10. 여름이 싫은 프리랜서

여름비가 내리면 남들은 명품백을 안고 뛰지만, 나는 백팩을 안고 뛴다.




프리랜서 마케터로 삶을 살고 있는 온오프조이입니다.

작년부터 프리랜서 마케터로 독립해 일하고 있습니다.



매일 다른 기업과 때론 다른 공간에서 일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러한 삶을 '프리랜서'라고 말하더라고요. 저는 반은 직장인의 삶을 또 절반은 프리랜서의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남들과는 조금 다르게 '일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다른 삶의 양태를 보이는 프리랜서의 삶과 스스로 느끼는 감정의 흐름을 기록하려고 합니다.



여름이 싫은 프리랜서 



 오늘 미팅이 있어 장맛철에 큰 우산을 들고 맥북이 든 백팩을 앞으로 메고선 버스로 향했다. 버스에 타고 보니 앞으로 맨 가방이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남들은 빗길에 명품백을 안고 뛴다면, 나는 백팩을 안고 뛴다. 남은 일을 처리하고자 평소 가고 싶었던 카페 찾았다. 그러나 역시나 사람이 너무 많았다. 백팩을 메고 우산을 들고 길을 향하는 데 갑자기 배가 고파 버거킹에 들러 와퍼를 주문하고 2층으로 올라왔다. 그런데 7월 한여름에 "에어컨 고장"이라는 멘트가 적혀있었다. 습하고 찜통 그 자체였다. 나처럼 이미 주문을 하고 햄버거를 받아온 사람들은 더위를 참아가면서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나는 더위에 약하다. 쟁반을 들고 포장을 요청했고, 내 양손에는 포장한 햄버거와 우산으로 습한 여름의 장맛비를 피해 열심히 걸었다. 나는 에어컨을 찾아 헤맸다. 


 직장인일 때에는 추운 에어컨 바람을 피해 카디건을 챙기고 갖은 노력을 했었다. 그러나 프리랜서가 되고서는 에어컨만 찾아다닌다. 습하디 습한 특히 한국의 여름에 미팅 장소를 찾아가는 일, 더위가 가시지 않은 채 미팅을 시작할 때 등 어느 순간 여름이 싫어졌다. 덥고 습한 여름에 재택근무를 할 때에도 에어컨을 쉽게 켜지 못한다. 요즘 전기세가 후들후들하기에, 영세한 프리랜서는 더위를 참아낸다. 






에어컨 아래 시원하게 일하던
직장인 시절이 떠오르는 시기, 여름 



자유롭게 근무시간을 조율할 수 있고 과정이 즐거운 일을 하는 프리랜서가 되고서도 여름만 되면 에어컨 아래 시원하게 일하던 직장인 시절이 떠오른다. 시원한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을 들고 건조하고 차가운 공기 아래서 일을 하던 직장인 시절. 아마 프리랜서 마케터가 된 이상, 여름만 되면 계속해서 그 시절을 떠올리겠지? 



다시 회사에 들어가 직장인이 될까?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회사를 다닐 때는 야근을 하는 것이 무척이나 싫었다. 마치 야간자율시간에 야자를 남아 일하는 기분이랄까. 소화가 되지 않은 상태에 억지로 책상 앞에 앉아하기 싫은 공부를 하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프리랜서가 되고서는 나는 야근과 잔업을 자처해서 한다. 더 잘하고 싶고 나를 택해준 사람들에게 실망을 주기 싫다.  더 잘하고 싶다. 



습한 여름에 콧잔등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닦으며 무거운 백팩을 멘 더위에 잠시 짜증이 난 투정 섞인 글이었다는 것을 글을 쓰면서 깨닫는다. 프리랜서는 무더운 여름이 두렵다. 그런데, 눈이 무릎까지 쌓일 겨울도 조금은 두려워졌다. 큰일이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