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마음을 물에 담궈둡니다
물은 흐르지 않으면 고인다.
그리고 고인 물은
가끔은 맑고 가끔은 탁하다.
우리 마음도 그렇다.
계속 흘러야만 맑은 줄 알았는데
가만히 고여 있는 시간에도
사실은 많은 감정들이 조용히 가라앉고 있었다.
무언가에 마음을 다쳤을 때
억울하거나 슬픈 말을 꾹 삼켰을 때
애써 웃고 돌아선 밤에
그때의 감정들이
조용히 내 안에 고여 있었다.
나는 한참을 그런 마음을
그냥 두었다.
말도 안 하고, 정리도 하지 않고.
그저 고이도록 내버려뒀다.
그랬더니
그 마음 위로 작은 연못이 생겼다.
서늘하지만
어쩐지 평온한 물 위에
내가 놓쳐온 감정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나는 그 연못을 들여다봤다.
그 안엔 슬픔도 있었고
서운함도 있었고
내가 참 잘 버텨온 흔적들도 있었다.
그러고 나서야
비로소 내가 괜찮아지고 있다는 걸 알았다.
흐르지 않아도 괜찮다.
지금 이 순간
마음이 고여 있는 중이라면
그 고요 속에서
스스로를 들여다볼 시간일지도 모른다.
지금 고인 당신의 마음도
충분히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