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틈] 당신의 하루에 아름다운 틈이 발견되길

오늘은 마음을 물에 담궈둡니다

by 온류

퇴근길 2호선
지친 어깨를 벽에 기대고 한참 멍하니 서 있다가
문득 창밖을 본다.


지금 막 해가 강물 위로 기울어지고 있었다.

노을이 번진 한강 위로
빛이 조각조각 흩어지듯 반짝인다.


유리창 너머

흐르듯 지나가는 그 장면에
나는 잠깐

완전히 정신을 빼앗겼다.


그곳엔 회사도, 업무도,

답장하지 못한 메시지도 없었다.


그저 반짝이는 물빛과 저녁 햇살,
그리고 잠깐 멈춘 내 숨만 있었다.


아무 말도 필요 없고
아무 역할도 없는
순수한 ‘나’ 하나만 존재하던 순간.


시간은 여전히 흘렀고

열차는 건너편을 향해 나아갔지만
나는 그 짧은 틈에서

하루의 무게를 내려놓을 수 있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도

우리는 그렇게 가끔
아주 가끔씩 황홀한 틈을 만난다.


오늘 당신의 하루에

마음을 빼앗길 만큼 아름다운 틈이 발견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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