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어드는 하루] 마음이 천천히 젖는 만큼 당신도

오늘은 마음을 물에 담궈둡니다

by 온류

하루는 언제나 생각보다 빠르게 흘러간다.
눈을 뜨면 이미 시간은 앞으로 달리고 있고
나는 그 속도를 따라잡느라 정신없이 움직인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렇게 정신없이 흘러가던 하루가
내 안에 조용히 젖어들고 있다는 걸 느낀다.


퇴근길 창밖의 흐린 하늘,
커피잔에 남은 미지근한 온기,
가방 안에서 들려오는 이어폰의 잔잔한 음악.
그 조각들이 하나씩

나도 모르게 오늘을 내게 스며들게 한다.


'오늘도 참 애썼다'는 말은
누가 해주지 않아도 괜찮다.
하루는 스스로 그런 말을 하고 있었던 거니까.
작은 순간들이 모여
어느새 내 마음을 조금 적셔놓았다.


젖어드는 하루는
시끄럽지 않게 나를 감싼다.
바쁜 와중에도 조용히 안아주고 있었다는 걸
뒤늦게서야 깨닫는다.


지금도 어쩌면 당신 곁으로

오늘이라는 시간이

천천히 젖어들고 있는 중일지 모른다.


그러니, 너무 서두르지 마요.
마음이 천천히 젖는 만큼
당신도 천천히 괜찮아질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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